모래놀이에는 ‘놀이, 감상, 명상’과 같은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으며(Kalff, 1991), 모래를 만지는 놀이는 ‘두꺼비 집’을 만드는 놀이처럼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어린이에게 매우 친숙한 작업이다. 또한 돌이나 나무, 산과 같은 자연을 시와 함께 상징적으로 표현한 우리나라의 산수화나 문인화는 침묵 속에서 감상하는 ‘모래놀이의 상징적 감상법(Okada, 1984)’과 매우 닮았다.
이부영과 권택술(1986)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어린이에게 친숙한 모래놀이치료를 한국에 학술적으로 처음 소개하였다. 그는 1983년부터 서울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환자들에게 치료적 기법으로서 모래놀이치료를 시행하고 이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보고하였다. 이후 1990년대에 심재경(1994), 김유숙(1997), 노치현과 황영희(1998)는 책과 강연을 통해 모래놀이치료를 한국에 소개하였다. 강유리와 이여랑(2010)은 1994년부터 2009년까지 간행된 90개의 모래놀이치료에 대한 국내 학술 동향을 연구하였는데, 1986년부터 2009년까지 시기를 ‘한국 모래놀이치료의 소개 및 보급의 시기’라 할 수 있다.
2010년 (사)한국미술심리치료협회가 모래놀이심리상담사 자격을 등록한 이후에 50여개의 모래놀이관련 민간자격이 등록†되었고, 현재 4개의 모래놀이학회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록‡되어 있다. 이는 모래놀이의 대중적 확장을 보여준다. 또한 이 연구의 예비조사를 위하여 ‘모래놀이, 모래상자, sandplay, sandtray’를 검색어로 KCI에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총 192개의 등재 및 등재후보 학술지 연구가 검색되었다. 이를 년도 별로 분류하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41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66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82개이다. 이는 모래놀이치료가 대중적으로 확장한 만큼 학술적 연구도 증가하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2010년부터 현재까지를 ‘대중적 확장과 학술연구 확대의 시기’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모래놀이치료는 개별증례에 대한 서술적 연구에서 효과성 검증에 대한 연구로 변화하였고(강유리, 이여랑, 2010), 특히 ‘학술 연구 확대의 시기’에는 개별사례 중심의 질적연구에서, 연구대상과 측정도구, 통계분석 등의 연구내용과 치료방법의 표준화가 가능한 집단치료 연구가 시작되었다(유승은, 박부진, 2010; 한길자, 2010).
Jang과 Kim(2012)은 한국의 국제결혼 이주 여성 치료군 6명, 대조군 5명에 대한 모래놀이 집단치료를 시행하고 여성의 사회적 불안과 자기표현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지 비모수 검증하여 국제학술지에 보고하였다. 2010년 이후 다양한 모래놀이 집단치료 연구가 실행되었으나, 대부분 20인 미만의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비모수검증의 통계적 방법으로 연구되었다. 2017년 이후 2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모수적 통계검증 방법을 적용한 연구가 새롭게 시도되어, 국내와 세계 과학 인용 색인 (Science Citation Index; SCI)에 게재되면서 세계 의과학 분야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곽현정, 안운경, 한길자, 임명호, 2018; 박혜영, 조성근, 2020; 안운경, 곽현정, 김종우, 임명호, 2017; Ahn, Kwak, & Lim, 2020; Kawk, Ahn, & Lim, 2020). Kawk 등(2020)은 284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치료를 시행하여, 일반 아동의 정서, 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국제학술지에 보고하였다. 박혜영과 조성근(2020)은 학교모래놀이 집단치료를 시행하여 중학생의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는데, 치료집단 24명, 통제집단 24명을 무선배정하여, 사전후 통제 집단설계(pre-post test control group design)로 공변량분석(ANCOVA)하여 체계적으로 검증하였다.
모래놀이 집단치료는 한국뿐 아니라, 서구국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Rosler, 2019). Kestly(2001)는 초등학교에서 모래놀이 집단상담에 대해 소개하였고, Draper와 Willingham(2003)은 청소년의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치료방법에 대해 소개하였다. 미국의 Flahive와 Ray(2007)는 2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환경에서 모래놀이 집단치료가 사춘기 청소년의 정서 및 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였다. Shen과 Armstrong(2008)은 자존감이 낮은 18명의 여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의 효과를 연구하였는데, 참가자 1명에게 21인치 크기의 플라스틱 상자를 제공하였다. 중국의 Zhang, Zhang, Haslam과 Jiang(2011)은 9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래놀이 집단치료가 대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그는 여러 사람이 침묵 속에서 하나의 상자(1 Tray)에 turn 방식으로 꾸미는 Okada의 방식을 적용하여 구조적 집단모래놀이(RGST : restricted group sandplay therapy)라고 명하였다. 뿐만아니라, Zoja(2011)는 남아프리카, 중국 및 콜롬비아에서 자연재해, 전쟁과 같은 위기상황에 처한 지역사회에서 실행된 모래놀이 집단치료를 소개하였다. Wen, Risheng과 Ling(2010)은 중국에서 모래놀이치료가 지역사회의 학교, 병원, 교도소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모래놀이 집단치료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재해발생지역, 혹은 학교, 병원, 교도소 등의 기관과 단체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또한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치료적 접근은 고전적 개별증례연구와 비교하여 근거기반(evidence based)의 심리학적 연구와 정신의학에 기초한 과학적 연구가 용이하다(Rosler, 2019).
이 연구는 한국의 모래놀이 집단치료에 대한 한국의 선행 학술지 연구를 검토하고자 한다. 또한 모래놀이 집단치료에서 치료효과에 변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치료방법’과 ‘연구내용’에 대해 분석하고 표준화된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선행연구에는 “group sandpaly therapy”와 “sandplay group therapy”, ‘집단모래놀이치료’, ‘지시적 모래놀이집단’, ‘구조적 모래놀이 집단프로그램’ 등 여러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김혜림과 김유진(2015)은 2명 이상의 다수가 하나의 상자에 만드는 방식을 ‘집단모래놀이’로 정의를 소개하였다. 김금란과 한유진(2012)은 여럿이 동일한 공간에서 한 사람이 하나의 상자를 제작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하는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모래놀이 집단치료”로 용어를 통일하였다. 이는 ‘치료방법’이라는 변인을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고찰해 보았을 때, 모래놀이(sandplay)를 매체로 집단상담(group counceling)의 방식을 치료(therapy)에 적용한다는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집단상담의 다양한 치료방법을 포괄하기 위함이다.
문헌연구
Freud.S(1909)는 “아동이 가장 사랑하고 집중하는 작업은 놀이”라고 하였다. 초기 정신의학자들은 ‘놀이’와 ‘치료’의 결합에 관심을 가졌는데, Klein(1929)은 말로 표현한 것의 대치물로 ‘놀이’를 사용하였고, 놀이 내용의 상징을 통해 아동들이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였다. Frued.A(1989)은 놀이를 강력한 치료적 긍정관계를 위해 사용하였다.
이후 정신의학과 심리학은 ‘놀이’의 치료적 방법론에 대하여 논의하였다(곽영숙, 2000). Levy(1938)는 특정상처를 경험한 아동에게 상처를 재창조하기 위한 특정 장난감을 제공하는 ‘release therapy’를 시행하였고, Solomon(1938)은 적극적 놀이치료를 보고하였고, Hambridge(1955)는 특정놀이상황을 더 직접적으로 구조화 하였다. 치료경과와 초점에 치료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구조적 치료(structured therapy)가 발달하였다.
Axline(1947)은 아동의 능력을 존중하고 놀이치료를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힘을 돕고자 하는 ‘비지시적 치료’(client centered nondirective play therapy)를 연구하였고, Gerard(1948)은 ‘지시적 치료’에 대한 연구를 보고하였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은 ‘놀이’와 ‘치료’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치료적 접근을 논의하였는데, 둘 중 어느 쪽을 강조하는 가에 따라 치료의 개념과 방법이 적용되고 다양한 이름이 붙여졌다. 치료의 초점과 주도적 역할을 ‘환자’ 혹은 ‘치료자’에게 두는가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Lowenfeld(1939)는 아동에게 놀이는 부엌의 요리와 같아서, 요리사가 장난감이라는 도구와 놀이라는 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들어 낼지 성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다고 하였다. 아동정신의학자로서 그녀는 ‘놀이’를 ‘치료’라는 의학적 방법으로 체계화하기 위하여 별도의 노력을 하였다. 장난감을 가지고 모래상자에서 노는 놀이의 치료적 환경을 최초로 조성하였는데, 치료자의 복장부터, 장난감, 케비넷의 분류, 모래상자의 높이를 아동에게 맞추는 것(Lowenfeld, 1931)과 최초로 아동의 모래작품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실험하였다(Lowenfeld, 1939).
모래놀이를 의학적 치료방식으로 접근한 그녀의 노력은 Kalff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Kalff(1991)는 Lowenfeld의 ‘world technique’의 치료적 요소를 기반으로 동양의 명상과 Jung의 심리학적 모델을 적용하였다. Kalff는 놀이과정이나 상징에 대해 해석적 개입을 배제하였는데, 이는 Lowenfeld의 접근과 유사하다. 치료자는 단정(judgment)하거나, 해석(interpretation)없이, 개방적이고 비지시적(nondirective) 태도를 취한다. 이는 비구조화된(unstructured)방식으로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게 한다(Rolser, 2019).
Okada(1991)는 참가자들이 하나의 상자에 한 번씩 한 개의 소품을 놓는 turn방식의 모래놀이 집단치료를 개발하여 보고하였다. Okada의 방식은 하나의 상자(72*57*7cm)에, 첫 번째 소품 자극에 따라 바둑을 두듯이 침묵 속에 다음 참여자가 차례로 참여하여 1회의 turn이 다 돌고 만들어진 상자의 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turn을 5회까지 반복하여, 하나의 완성된 상자를 만든다. 이후 turn마다 촬영된 사진을 펼쳐놓고 자신의 반응과 소감을 소통하는 방식이다. 상자에 들어 온 장난감의 자극에 서로 반응하고, 이 반응이 집단의 역동을 통해 하나의 상자에 모두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그는 이러한 방식의 집단상담을 통해, 참가자의 내면적 움직임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참가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과 치료자의 훈련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였다.
De Domenico(2002)는 a. 하나의 상자에 커플, 가족, 소집단이 함께 제작하거나, b. 각자 자신의 상자를 제작하거나, c. 한 참가자가 만들고 다른 참가자가 관찰하는 다양한 모래놀이 집단치료 방법을 제안하였다. 치료자가 상자의 주제, 경험, 내용을 제안하는 “Therapist directed sandplay”과 제작된 작품을 내담자와 함께 해석하고 의식화 하는 구조적 치료(structured therapy)를 소개하였다. 이는 자유롭게 상자를 제작하고, 작품을 감상하되 해석하지 않는 Kalff의 모래놀이와 치료적 접근에서 차이가 있다.
곽현정 등(2018, 2020)은 학교현장에서 대규모 집단상담 방식을 시행하였다. 한 교실에 동시에 12-16명을 3-4개 group으로 나누고, 한 명의 치료자와 3, 4명의 학생이 치료기간 동안 하나의 group을 이루는 집단상담 방식이다. 각 회기 도입부에 대집단의 운영을 위하여 리더는 3, 4어절의 제시어를 간단히 안내하지만, 참여자는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상자를 제작하고, group별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서로 경청한다. 이때 치료자는 상자의 내용에 대해 해석적 개입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Kalff의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의 원칙을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에 구현하였다.
방 법
한국의 모래놀이 집단치료에 대한 학술지 연구를 조사하기 위하여 한국학술정보(Korean Studies Information Service System, KISS)와 학술연구정보서비스(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RISS)와 Google scholar와 같은 온라인 검색을 실행하였다.
검색은 “모래놀이, 모래상자, 모래치료, sandplay, sand play, sand tray” 등의 검색어를 사용하였고, 437개의 연구 결과를 수집하였다. 다음 단계에서 ‘집단, group’등의 검색어로 재검색하여 178개의 1차 대상을 수집한 후,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원문을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43개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의 선정 기준은 집단치료의 연구내용과 치료방법을 기준으로 분석하였고, 개별치료의 효과성 검증 연구 혹은 학위연구는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선정된 연구대상 43편을 ‘발표시기, 연구내용, 치료방법’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연구내용’은 연구대상, 변인, 연구방법, 측정도구, 통계분석 등 연구설계를 위주로 분석하였고, ‘치료방법’은 치료회기(S=Session), 치료시간(T=Time) 등의 기본사항과 집단원이 모래작품을 만드는 방법(HMT=How to Make sandtray), 상자의 크기(TS=Tray Size), 구조화된 프로그램 제시여부(PT=Program Table) 등을 기준으로 하였다.
결과
모래놀이 집단치료 국내 학술지 연구를 ‘발표시기, 연구내용, 치료방법’으로 분류하면 ‘표 1. 한국의 모래놀이 집단치료 발표시기와 연구내용’, ‘표 2. 한국의 모래놀이 집단치료 치료방법’과 같다.
*† Measures:ATQ-N:Automatic Thought Questionnaire-Negative, BAI;Beck anxiety invetory, BDI:Beck Depression Inventory, BIS:Barratt Impulsiveness Scale, CBCL:Child Behavior Checklist, CES-D: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de-Depression Scale, CROPS:Child Report of Post-traumatic Symptoms, EIS:Emotional Intelligence Scale, EES:Emotional Expressivity Scale, IES-R:Impact of Event Scale–Revised, ESSC:Ego Strength Scale for Children, FACES-III:Family Adaptability and Cohesion Evaluation Scale, ISEL:Interpersonal Support Evaluation list, IPPA:Inventory of Parent and Peer Attachment, KCYP:Korea Child & Youth Personality Test, KSAS:Social Anxiety Scale for Children-Revised, KPRC:Korean Personality Rating for Children, KMBRS:Korean Maternal Behavior Rating Scale, KIIP-SC:interpersonal relationship problem scale, MSI:Marital Satisfaction Inventory, PACI:Parent-Adolescent Communication Inventory, PIPPS:Penn Interactive Peer Play Scale, PCRI:Parent-Child Relationship Instrument, PSS:Parental Stress Scale, PRS:Peer Relationship Scale, RCMAS:Revised Children's Manifest Anxiety Scale, RCS:Relationship Change Scale, SCI:Self Concept Inventory, SCT:Self Concept Test, SEI:Self-Esteem-Inventory, SCS:Social competence scale, SPAI-C:Social Phobia and Anxiety Inventory for Children, S-Scale:Smart phone Addition, SES:Self-expression scale, SRQ:Sibling Relationship Questionnaire, STAXI-K:state-trait anger control scale.
† Treatment Method : S= Session, W= Number of sessions per week, T= Minutes per session, SGN = Small Group Number, TS= sand Tray Size [ 0= 72*57*7cm, ?=Unknown, S= small tray]
국내 학술지 연구의 발표시기를 살펴보면,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국내 연구는 2010년부터 보고되기 시작하였다(유승은, 박부진, 2010; 한길자, 김은경, 2010). 국내 학술지 연구는 초기부터 대부분 근거기반 연구의 연구내용과 치료방법을 비교적 잘 구현하고 있고, 2010년대의 연구들은 모래작품 주제 분석과 같은 질적연구를 함께 제시하였다(김인옥, 이경하, 2012; 박지영, 박부진, 2012; 유승은, 박부진, 2010; 한길자, 김은경, 2010). 또한 해마다 꾸준히 3-7편의 연구들이 보고되었고, 지난 10여 년 동안 활발한 모래놀이 집단치료 연구가 진행되었다.
국내 학술지 연구의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변인은 자아강도, 자존감 등을 변인으로 한 연구가 37%이었고, 사회성과 대인관계를 변인으로 한 연구는 26%로 우울, 불안, ADHD, 품행문제(CD) 등의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연구보다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는 모래놀이 집단치료가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분야보다는 아동학이나 유아교육학 등 주로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시설을 중심으로 보급된 사정과 연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방법의 통계분석에서 모수검정이 가능한 2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6.9%로 해외 연구 38%(안운경, 2021)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연구대상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한길자, 김은경(2010), 오미향, 박성옥(2014), 이효정, 윤창영(2014), 장덕희, 서은주, 윤현자(2018), 한유진, 장정순, 양선영(2019)을 제외한 나머지 연구들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는 ‘놀이’라는 기법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설계를 살펴보면, 대조군 없는 사전후 검사(pre-post test/one group) 방식을 적용한 연구는 유승은과 박부진(2010)외에 17편으로 42%이고, 나머지는 대조군 있는 사전후 검사(pre-post test/control group)방식을 적용하였다. 검사척도(Measures)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표준화된 척도를 대부분 사용하였다. 통계적 검증은 대응표본 검정(t-test)이 8편 19%이었고, 비모수검정(Wilcoxon singed rank Test)이 21편 49%, 공변량분석(ANCOVA)이 4편 9%였다. 대조군 있는 사전후 검사(pre-post test/control group)방식을 적용한 17개의 연구 중 박혜영, 조성근(2020), 신지환, 장미경(2016), 김혜림, 김유진(2015)은 무작위 임상 시험(Randomized Clinical Trial, RCT)을 보고하였다. 나머지 연구는 무선할당 하였으나, 동질성 검증을 하지 않았거나 혹은 그 반대였다.
국내 학술지 연구의 치료방법을 살펴보면 모래상자를 제작하는 방법을 소개한 연구는 13편(30%)로 해외 문헌의 76%(안운경, 2021)에 비해 빈약하였고, 모래상자의 사이즈를 명시한 연구는 43편 중 6편에 불과하였다. 국내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경우 전문적인 집단치료실이 구축된 환경보다는 아동센터, 유치원, 사회시설 등 사회현장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치료 장소의 환경적 제약은 72cm*57cm*7cm의 정사이즈 모래상자를 비치한 전문적인 치료실을 구축하기 어렵게 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상자나 소형 모래상자를 사용하게 한다.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치료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치료변인은 주당 회기(W:Week) 및 총회기(S:Session), 회기 당 시간(T:Time), 그룹 구성원의 수(SGN: small group number)등이 있다. 또한, 세부 치료방법도 집단상담의 목적을 구현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한 치료 변인이 된다. 선정된 연구를 회기 수(S), 주당회기(W), 치료시간(T)등의 기본 치료방법과 상자크기(TS), 상자제작방식(HMT: How to Make sandTray), 프로그램(PT: Program Table)등 세부 치료방법으로 분류하면 표 2와 같다.
전통적으로 모래놀이치료는 1:1:1 (치료자:내담자:상자)의 방식을 적용한다. 그러나 모래놀이 집단치료는 치료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이 적용된다.
치료방법은 a. 집단이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가(How to make sandtray)와 b. 집단이 어떻게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하는가(How to appreciate and communicate sandwork)를 기준으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상자를 제작할 때에는 한 명이 자신의 상자를 제작하는 방법 (1Tray 1 man way)과 다수가 하나의 상자를 제작하는 방법(1Tray 2 more way)이 있다. 그리고 제작된 작품을 집단이 감상하고 소통하는 방법도 치료자와 내담자가 1:1로 소통하는 방법, 작품마다 순서대로 돌아가며 감상하는 방법, 혹은 다수가 하나의 상자를 제작할 경우 만들면서 대화하는 방법과 제작 후 감상하는 방법으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참가자가 자유롭게 상자를 제작하는가와 치료자가 주제와 내용을 제시하고 개입하는가 또한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치료방법에서 작품제작방법과 감상방법은 그림 1, 그림 2와 같다.
모래놀이 집단치료에서 치료환경의 조성은 치료적 요인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치료환경이 적절히 구성된 장소보다는 복지센터, 지역아동센터 혹은 유치원 등 상담을 필요로 하는 임상현장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치료요인으로서 치료 장소의 크기, 위치 등 환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제시하지 않았다.
곽현정 등(2018), 이민희 등(2014)등은 상자의 크기를 (가로 72cm, 세로 57cm, 깊이 7cm)로 제시하였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상자의 크기를 제시하지 않았거나, “큰” 상자” 혹은 “작은” 상자로 표기하였다.
치료방식으로서 한 사람이 한 상자를 제작하는가(1 Tray: 1 man), 한 상자의 영역을 나누어 제작하는가(1 Tray: 2more) 혹은 Okada 방식처럼 한 상자에 여럿이 turn 방식으로 제작하는가(1 Tray: 3more turn)는 중요한 치료방식이다. 곽현정 등(2018), 유승은, 박부진(2010), 오미향, 박성옥(2014) 등은 한 상자 한 사람 방식이었고(1T1= 1Tray 1man), 김선옥, 이의철(2011), 박지영, 박부진(2012), 박슬기, 김효원, 박부진(2013)등은 한 회기에 ‘작은 상자’에 한 사람이 작업한 후에 다시 ‘큰 상자’에 여럿이 모여 작업하는 방식이었다(1T1/1T4 회중혼용).
치료적 개입의 허용 정도에 따라 지시적, 구조적 상담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데, 이때 치료자가 참여자에게 작품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주제나 지시어, 혹은 작품 내용에 대해 제시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유무는 이러한 치료자의 개입 허용 정도를 가늠하게 하는 잣대가 된다. 곽현정 등(2018), 유승은, 박부진(2010), 박혜영, 조성근(2020) 26편의 연구가 프로그램표를 제시하였다.
타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모래놀이 집단치료만의 치료적 특징이다. 이는 모래놀이 작품을 통해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이러한 자극은 집단상담의 역동을 형성한다. 또한 감상을 기초로 하는 공감과 소통은 표현하고 지지하는 치료적 연대를 형성한다. 곽현정 등(2018), 박혜영, 조성근(2020) 등 대부분의 연구가 집단 구성원 사이에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시행하였다고 보고하였고, 김선옥, 이의철(2011) 등 일부 연구는 표시하지 않았다(안운경 등 2017; 이민희, 한유진, 2014).
논의
이 연구는 모래놀이 집단치료에 대한 국내 학술지 연구를 대상으로 ‘연구내용’과 ‘치료방법’을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국내 학술지 연구의 경우 2010년부터 연구내용에서 대상, 변인, 통계분석 등이 제시되어 근거기반 연구의 조건이 비교적 잘 충족되었다. 그러나, 상자의 크기, 제작방법, 감상방법 등 치료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세부 치료방법에 대한 보고는 빈약하였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집단치료의 치료방법에서 치료 재료와 제작방법, 감상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첫째, Okada(2007)는 모래놀이에서 모래, 장난감, 모래상자 크기 등 치료 재료가 치료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제시하였다. 모래상자 크기(ST=Sand Tray Size)문제는 심리적 작용을 치료구조로 형성하려는 Lowenfeld와 Kalff 등 모래놀이 창시자들의 임상경험을 통해 제시되었다. Lowenfeld(1939, 1955)는 그녀의 진료실에 아연으로 된 72cm*52cm*7cm의 상자를 비치하였고, Kalff(1980)는 나무상자를 제작하여, 바닥을 파란색으로 칠하였다. 모래상자가 한 눈에 들어오고, 양팔을 펼쳤을 때 모래상자의 양 끝에 손이 닿게 함으로써, 상상의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가로와 세로 길이의 차이는 작품제작을 제작하는 참가자에게 소품의 위치와 구도에 대한 ‘선택과 갈등’을 유도한다(Kalff, 1991). 모래상자의 크기는 ‘자유로운 공간’이면서 ‘보호, 제한’의 공간이라는 대극적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Kalff, 1991). 모래상자의 틀의 높이에 대한 예비실험에서 Madoka(2015)는 참가자 24명에게 모래상자의 틀의 높이를 7cm로 한 경우, 3cm로 한 경우, 제작자가 7cm 보다 더 높이 쌓게 한 경우에서 각 1회씩 제작한 후 체험을 인터뷰하였다. 인터뷰 결과 높이에 따라 참가자가 보호받는 느낌과 강요당하는 느낌에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소형 상자나 정사이즈 상자(72*57*7cm)를 반으로 나누어 제작하는 경우, 치료 재료가 가진 특성에 변화를 줄 수 있으므로 연구방법과 절차에서 치료 재료의 운영에 대한 치료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둘째, 모래놀이 집단치료에서 집단원이 모래상자를 제작하고 감상하는 치료방법은 치료과정에서 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집단치료에는 모래작품을 제작하고 감상하는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제작방법은 크게 참가자 각자가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과, 하나의 상자를 여럿이 제작하는 방법 등이 있다. 참가자 1인이 자신의 작품을 제작(1T1)하고 집단원과 함께 감상하는 방식은 Kalff의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의 조성을 집단치료에 구현하고자 하는 치료방법이다(Kwak, Ahn, & Lim, 2020; Ahn, Kwak, & Lim, 2020). 하나의 상자에 여럿이 순서대로 제작(1T3t)하는 Okada의 방식은 공감적 이해의 향상이라는 상호작용을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 집단방식이라 할 수 있다(Okada, 1991; Norico, 2003; Kume, 2015/2021). 한편 하나의 모래상자를 집단원이 함께 제작하는 방법은 대인관계와 사회성 향상 등을 종속변인으로 하는 연구에서 임상효과가 보고되었다(박혜영, 조성근, 2020). 따라서 집단원이 모래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모래작품이라는 이미지를 집단원이 함께 감상하고,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의 테마를 집단원이 서로 수용하는 집단치료의 치료방법은 치료과정에서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므로 연구방법과 절차에 세부 치료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기술될 필요가 있다.
한편, 연구내용에 있어서 실험군과 대조군의 실험설계와 모수 혹은 비모수와 같은 통계검증 방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설계에서 모집단의 정규분포에 대한 가정을 충족시키기 용이한 사례 수로서 최소 20명 이상을 치료 대상(김대영, 2011)으로 한 연구는 곽현정 등(2018)이 118명, 박혜영, 조성근(2020)이 21명, 안운경 등(2017)이 20명 등이 있고, 대부분 연구는 비모수검증을 사용하였다. 모수검증은 검증력, 효율성이 더 크며, 현상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비모수검정은 두 처치 간의 실제 차이를 알아내지 못할 확률이 있다(송인섭, 2001). 또한, 한국의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경우,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복지센터 등 상담을 필요로 하는 임상현장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상담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실험군과 대조군의 실험설계(pre-post test/control group)를 무리하게 적용하기보다, 임상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대조군 없는 사전후 검사 (pre-post test/one group)방식을 적용하고, 모수검정으로 효과검증을 시도한 최근 연구 방식 또한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연구설계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조군 있는 실험설계에서 박혜영, 조성근(2020), 신지환, 장미경(2016), 김혜림, 김유진(2015)은 무작위 임상 시험(Randomized Clinical Trial, RCT)을 시행하여 의미있는 치료 효과를 통계적으로 입증하였다. 하지만, RCT는 연구비가 많이 필요하고, 대상자 수를 늘리기 어렵고, 윤리적, 인도적 고려를 위하여 고위험군 혹은 학교, 지역사회 등에서 정서적 어려움에 처한 대상을 상대로 적용하기 곤란할 수 있고, 잘 짜여진 연구실의 통제 상황이므로 현실을 실제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Usala et al., 2008). RCT의 실험적, 통계적 유의성에도 불구하고, 임상현장에서 엄격히 틀을 적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현장접근 가용성을 살리되 치료의 효과성, 신뢰도, 타당도를 학술적으로 검증하기위한 연구방법이 다양하게 검증될 필요가 있다.
이정숙, 장대영(2015)은 한국의 모래놀이치료의 효과성에 관한 메타분석에서 개별치료의 효과크기( =1.59)가 집단치료의 효과크기( =1.03)에 비하여 유의미하게 높고(p<.001), 상담회기(session)별로 21회 이상의 효과크기( =1.30)가 7~10회의 효과크기( =1.07)에 비해 높다고 하였다. 또한 구조화된 치료(N=53)와 비구조화된 치료(N=45)의 효과크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므로, 모두 큰 효과크기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경우 주로 7~10회를 진행하고, 20회 이상은 개별치료가 많다. 따라서 모래놀이 집단치료는 개별치료에 비해 학교 및 아동, 청소년 시설 등의 임상현장에서 실용적이고, 치료적 유용성이 높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치료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기대해 본다.
이 연구는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국내 학술지 연구를 조사하고, 발표시기와 연구내용 및 치료방법을 기준으로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연구 현황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모래놀이 집단치료의 대중적 보급에 맞춰 모래놀이 집단치료가 아동, 청소년의 정신건강문제에 적용가능한, 보다 과학적인 치료방법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문제와 치료방법 문제에 대해 분석하였다. 국내의 모래놀이 집단치료는 대부분 아동, 청소년에게 시행된 정서 치료이었고, 비언어적 상담인 점을 고려하여, 향후 신경생물학적 검증 등 새로운 연구방법 또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