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전 생애 발달과정에서 청소년기는 가장 많은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특히 중학생 시기에는 급격한 신체적, 성적 성장과 함께 인지발달, 사회관계 확대 등 변화 속에서 정체성 혼란, 대인관계 갈등, 정서적 불안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안정적인 대인관계는 건강한 자기상을 형성하고 향후 대인관계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와 행동을 촉진하지만(김남현, 2017),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부정적인 자기상을 형성하고 부적응 행동을 할 수 있다(우영숙, 2014). 때문에 중학생 시기의 대인관계 문제는 학교폭력, 부모와의 갈등, 학업 실패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데(정경희, 2013), 특히 우울, 불안 등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경험이 지속되면 자신의 정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표현을 억제하게 되고(권진희, 2011),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조유정, 2019), 이는 적응적인 관계를 경험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게 된다(양정은, 2013). 우울이나 불안처럼 임상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 사실상 대인관계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정연경, 2009), 일반적으로 청소년의 긍정적인 친밀한 우정은 정신 건강 기능의 보호요인이 될 수 있음이 제안되어 왔다(이승환, 2010).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대인관계 만족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고, 이러한 대인관계 불만족은 대인관계 문제와 청소년 우울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정연경, 2009). Sullivan은 우울과 같은 모든 심리적인 문제는 대인관계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고(최정원, 2017; Feist, 1985), Lewinsohn도 대인관계 문제가 우울을 일으킬 수 있다는 행동주의적 관점의 우울 모형을 제시했다(정혜진, 2014). Freedman과 Kaplan, Sadock(1976)은 우울을 일으키는 첫 번째 요인으로 대인관계와 주위 환경의 상실을 꼽았다.
선행연구에서도 청소년 우울과 대인관계의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임경희(2015)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자료를 사용하여 청소년 2,008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우울과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교우관계가 청소년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보고하였다. 적정한 수준의 또래관계가 없고, 친구의 수가 적으며, 인기가 없는 청소년들이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이승환, 2010; Field, Diego, & Sanders, 2001), 교우관계가 나쁠수록(이후연, 2017), 또래애착 경험이 낮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유안진, 이점숙, 정현심, 2006). 정연경(2009)은 청소년의 경우 대인관계 문제가 우울을 더욱 심화시키거나 만성적 우울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둘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반대로 우울 또한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우울 성향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고, 만족스러운 대인관계와 친밀한 관계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조주원, 2013). 타인의 지지를 받을 때 조차도 그 사실에 대해 의심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회피행동이 증가하게 되며, 대인관계에서 의존성이 증가하여 또래관계가 더 악화되기도 한다(김효림, 2014; Coyne, 1976). Hart와 Thompson(1996)은 우울증이 대인관계 만족감을 감소시키고, 이성 간의 친밀감을 떨어뜨린다고 보았고(김명화, 2010), 윤현수와 오경자(2004)는 우울한 사람들이 우울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대인관계 문제를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대인관계와 우울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긍정적인 교우관계는 청소년의 우울을 낮추는 보호요인이 된다(조희진, 2016; 장은애, 정현희, 2019). 선행연구들에서는 친구의 지지가 우울을 감소시키고(신재은, 1999), 우울 성향 중학생들에게 대인관계 형성의 기회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공감과 즐거운 대화를 제공하는 것은 우울 성향을 감소시키고 문제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된다고 하였다(김효림, 2014).
한편 대인관계와 불안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불안은 타인과의 사이에서 발생되는 사회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고, 이는 사회적 관계의 회복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이정미, 2005). 신 프로이드학파 학자들은 대인관계의 주된 동기를 불안 감소 내지는 불안으로부터 도피함으로써 안전한 상태에 이르고자 함이라고 보았고, 이는 인간이 지닌 모든 불안의 기원이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전제를 함축하고 있다(황지영, 2005). Adler는 불안을 대인관계에서 오는 열등감, 열등의식에 의해 나타난다고 얘기하면서, 인간은 생의 초기부터 불안이 생길 수 있고 고통 받으며, 이러한 불안은 인간적 유대를 통해서 해소될 수 있다고 하였다(계은주, 2001). 아동, 청소년 시기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으로 또래 관계에서의 부정적인 경험은 사회적 불안을 유발하는 외상적 사건이 될 수 있고, 또래 괴롭힘, 따돌림, 또래 소외 등은 사회적 불안의 위험요인이 된다(석지은, 2018).
반대로 불안 역시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불안의 정도가 심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불안해하며, 대인관계에서 신뢰감과 성공 기대감을 갖기 어렵다(이미나, 2012). 또한 불안 경향이 높을수록 정서 인식, 타인 조절 및 표현능력, 자기조절 및 활용이 대체로 떨어지고(최영희, 박영애, 박인전, 신민섭, 2002), 친구관계에서 긍정적 지원을 적게 받는다고 자각한다(임은정, 2005). 선행연구에 따르면 불안한 청소년들은 친구가 적고, 대인관계에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자기도식을 많이 보이며(이미경, 2006), 심각한 수준의 불안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적절한 사회기술을 습득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정경아, 2016). 이처럼 대인관계와 우울, 불안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대인관계는 청소년의 우울, 불안을 낮추는 보호요인이 된다. 이영자(1995)는 사회적 지지가 청소년의 우울과 불안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고 하였고, 정경아(2016)는 부모나 교사, 친구의 따뜻하고 온정적인 사회적 지지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적응을 도와 우울과 불안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이와 같이 대인관계와 우울, 대인관계와 불안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청소년의 우울, 불안 등 정서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적 접근이 요구된다.
모래놀이치료는 모래를 만지고 움직이는 촉감을 통해 내담자를 이완시켜, 그 자체만으로 치유적 경험이 되고(Homeyer, & Sweeney, 2007),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인 모래상자에서 내면의 이미지를 상징화한 소품을 통해 자기 치유의 경험을 하게 한다(야마나카, 김유숙, 2005). 모래놀이치료는 평가나 제약 없이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Boik, & Goodwin, 2012), 중학생의 흥미를 자극하고, 적극적으로 모래상자에 집중하도록 한다. 또한 내면세계를 상징화하여 표현하기 때문에 저항과 방어를 줄일 수 있어(Boik, & Goodwin, 2012),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워하고, 비자발적인 내담자가 많은 중학생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박혜영, 조성근, 2020).
또래와 함께 모래상자를 만드는 집단모래놀이치료는 매체를 통해 은유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게 감정, 욕구, 충동을 표현하게 한다(전애영, 2019). 또한 객관적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해 볼 수 있게 하여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Boik, & Goodwin, 2012). Goss와 Campbell(2004)은 학교에서 진행된 모래놀이치료가 의사소통에 곤란을 겪는 아동들의 대인관계와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하였고, Christin(2015)도 모래놀이치료가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포함한 학교 현장에서 집단상담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적용 가능하다고 하였다(안운경, 2017).
선행연구에 따르면 집단모래놀이치료가 대인관계와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 문제에 효과적임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집단모래놀이치료가 중학생의 대인관계를 향상시키고(박혜영, 조성근, 2020),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의 또래 애착을 향상시키며 충동성과 사회불안을 감소시킨다고 보고하였다(김혜림, 김유진, 2015). 또한 위축청소년의 우울과 우울 행동을 감소시키고(나솔이, 2016),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의 중독 수준과 우울 및 불안을 감소시킨다고 보고하였다(신지환, 장미경, 2016). 이외에도 집단모래놀이치료가 학교부적응 청소년의 정서적 문제에 효과적임을 보고하고 있다(안운경, 2017).
하지만 선행연구 대부분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청소년 연구도 학교폭력피해, 중독청소년 등 위기청소년(at-risk youth)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 청소년, 특히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모래놀이치료 연구는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박혜영, 조성근, 2020). 또한 집단모래놀이치료가 대인관계에 미치는 효과와 관련하여 검증한 연구들은 다수 있으나(이미나, 차영희, 2011; 이여름 등, 2018; 이효선, 2010),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가 대인관계 변인 외에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적 변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인관계 증진에 효과적임을 검증한 선행연구 프로그램이 중학생의 우울과 불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연구가설1>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는 중학생의 우울을 감소시킬 것이다.
<연구문제2>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는 중학생의 불안을 감소시킬 것이다.
방 법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A, B, C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대인관계, 정서문제, 학교부적응 등의 문제로 담임교사가 학교 Wee클래스(상담실)에 의뢰한 학생 57명을 1차로 선정했다. 그중 연구 참여를 희망하고, 본인 및 보호자가 동의한 학생 52명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특수교육대상, 정신증적 진단을 받은 학생 등 집단치료보다 개인치료가 더 적합한 학생은 연구에서 제외했다. 또한 프로그램 운영과정에서 결석, 조퇴, 현장체험학습 등의 사유로 프로그램에 2회 이상 결석한 4명은 자료분석에서 제외되어 최종 연구 대상은 총 48명이다.
집단은 4명씩 총 13집단을 구성하여 1집단에 1인의 상담자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모래놀이상담사 1급,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사 자격을 소지한 3명의 Wee클래스 전문상담인력이 실시했다. 프로그램 운영은 2017년 7월 17일부터 2018년 12월 24일까지 회기 당 45분씩 주 2회, 총 8회기 실시했고, 집단별 프로그램 소요기간은 4-5주 정도였다.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이 중학생의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단일집단 사전-사후검사설계(one-group pretest -posttest design)로 구성했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의 대인관계 증진을 위해 대인관계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Boik과 Goodwin(2012)의 ‘개별화 모래상자’에 기반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한 박혜영, 조성근(2020)의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우울척도(Beck Depression Inventroy: BDI). Beck의 우울척도(BDI)를 이영호와 송종용(1991)이 번안하여 타당화한 것을 사용했다. 이 척도는 우울의 정도를 점진적으로 나타낸 4개 문항 중 1가지를 선택하는 Likert 4점 척도로 각 문항은 0-3점까지 점수가 부여되어 있다. 총점의 범위는 0-63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측정된 신뢰도는(Cronbach´s α)는 .81이었다.
불안척도(Beck Anxiety Inventroy: BAI). Beck의 불안척도(BDI)를 육성필과 김중술(1997)이 타당화한 것을 사용했다. 이 척도는 지난 일주일 간에 경험한 불안증상을 평가하며 각 문항은 ‘전혀 안 느낌(0점)’ 에서 ‘심하게 느낌(3점)까지 Likert 4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의 범위는 0-63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측정된 신뢰도(Cronbach´s α)는 .78이었다.
결 과
프로그램이 중학생의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paired t-test를 실시했고, 결과는 표 3과 같다. 분석 결과 우울[t(47) = 3.985, p < .001], 불안[t(47) = 2.405, p = .020]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프로그램의 효과 크기를 분석한 결과 우울(d=0.51)은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고, 불안(d=0.28)에서는 작은 크기의 효과를 보였다.
구분 (N=48) | 평균 | 표준 편차 | 자유도 | t | p | Cohen'd | |
---|---|---|---|---|---|---|---|
우울 | 사전 | 17.33 | 12.15 | 47 | 3.985 | .000*** | 0.51 |
사후 | 11.54 | 10.76 | 47 | ||||
불안 | 사전 | 15.83 | 11.26 | 47 | 2.405 | .020* | 0.28 |
사후 | 12.77 | 10.78 | 47 |
Cohen'd; d≤0.2: samll, d=0.5: middle, d≥0.8: large. (남상건, 2015)
프로그램의 사전-사후 변화는 그림 1과 같다.
논 의
본 연구에서는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가 중학생의 우울과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는 중학생의 우울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선행연구와 같은 결과로(나솔이, 2016; 안운경; 2017; 이미나, 차영희, 2011),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인 모래상자에 자신의 내면세계를 안전하게 표현함으로써 심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향상시킨 결과로 해석된다(Kalff, 1991). 또한 모래상자에 상징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과 감정, 걱정 등 자기표현이 증가된 결과로 해석된다(박선영, 강지예, 2015). 특히 3회기, 남이 모르는 나에서는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자신의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표현할 수 있도록 촉진하였다. 또한 주제에 따라 내면세계를 표현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긍정적으로 지각하고(장난이, 2010), 이해받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정서적 안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김수미, 2011). 매 회기마다 집단원 간 긍정적인 피드백과 지지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됨으로써,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으로 느끼게 된 것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박혜영, 조성근, 2020). 이 외에도 대인관계와 우울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개발된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가 중학생의 우울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도유선, 2018).
둘째,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는 중학생의 불안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로(신지환, 장미경, 2016; 유승은, 박부진, 2010), 모래놀이치료가 상징을 통해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 불안감과 긴장감을 이완시키고, 자아를 성장 및 강화시킨 결과로 해석된다(채영미, 2014).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인관계와 불안은 밀접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불안은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사회적 관계의 회복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이정미, 2005). 때문에 대인관계 구성요소와 관련된 주제에 따라 내면세계를 표현하면서 집단원 간 자연스러운 의사소통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등 대인관계 능력이 증진되면서 정서적 안정감이 향상된 것으로 사료된다(서옥화, 2011; 이정자, 2008; 추유리, 강지예, 2014).
한편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는 중학생의 불안 감소에서 우울보다 작은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다. 집단모래놀이치료가 불안 감소에 미치는 효과는 연구마다 불일치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신지환, 장미경, 2016; 안운경, 2017; 유승은, 박부진, 2010). 오경자(2008)는 불안과 우울은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불안이 우울에 선행하고, 아동기에 비해 청소년기에 우울과 불안이 분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Spielberg(1972)는 불안을 상태불안(state anxiety)과 특성불안(trait anxiety)으로 구분하면서 상태불안은 개인의 일시적이거나 상황적인 불안으로 시간에 따라, 장면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고, 특성불안은 한 사람의 안정되고 특징적인 불안의 전반적인 수준으로 비교적 변화하지 않는 개인차를 갖는 동기나 획득된 행동성향으로 보았다. 따라서 불안은 우울에 비해 성격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어, 4주라는 짧은 기간 내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선행연구에서도 장기간의 모래놀이치료 후에 아동, 청소년의 불안이 감소되었음을 보고하고 있다(오진숙, 2019; 유수연, 2013). 또한 프로그램 운영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선행연구에서는 심리적 안정감 조성을 위해 매 회기마다 개별모래상자를 실시한 후에 집단모래놀이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신지환, 장미경, 2016; 유승은, 박부진, 2010).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개별모래상자 과정 없이,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어 2인 1상자를 쓰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운영과정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의 충분한 운영시간과 회기구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 공동상자 활동보다는 개별상자 위주의 활동으로 운영해 볼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대인관계 변수를 통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연구가 학교 Wee클래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다보니 현실적으로 통제집단을 설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하여 단일집단 사전사후검사 설계로 검증이 이루어졌다.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의 효과가 프로그램 과정에서 대인관계 능력이 향상되고, 대인관계가 개선되면서 그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이 감소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와 관련한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인관계 증진 집단모래놀이치료가 중학생의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증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이는 모래놀이라는 흥미로운 매체를 통해 중학생들을 자연스럽게 집단치료에 참여시켜 대인관계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제한된 상담실 환경에서 모래상자 1∼2개를 가지고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고, 모래치료실이 없는 경우 이동형 모래상자를 활용하여 실시할 수 있어 모든 학교상담실에서 용이하게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8회기(4주)라는 짧은 기간의 효과만을 검증한 것으로 추후 처치 효과에 대한 지속성을 밝히지 못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추후 검증을 통해 프로그램 효과의 지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비교집단을 설정하지 못하고 단일집단 사전 사후 설계로 진행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비교집단을 설정하여 효과를 비교함으로써 프로그램 효과 검증의 객관성을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Beck의 성인용 우울척도(BDI)와 불안척도(BAI)를 사용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의 연령에 맞는 측정도구를 선정하여 효과 검증을 실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수집한 데이터를 양적 분석으로 평가했고, 개개인의 모래상자 변화, 행동관찰 등의 질적 분석은 실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을 함께 실시하여 다양한 측면에서의 효과검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대인관계 증진을 목적으로 개발된 집단모래놀이치료가 중학생의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증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집단모래놀이치료 선행연구의 연구대상자 수가 평균 8.8명으로 소수로 운영된 한계를 보완하고 통계 검증력을 향상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박혜영, 조성근,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