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끝내는 행위이다. 자살 행동은 자살 사고와 자살 계획, 자살 시도로 구분할 수 있다(Nock et al., 2008). 자살 사고와 자살 계획, 자살 시도의 위험도는 9~10세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0대 중반에 가장 높고, 20대 초반까지 이어진다(Bolger et al., 1989; Kessler et al., 1999).
정신장애는 청소년 자살 행동의 위험요인이며(Reinherz et al., 1995), 정신장애 중 우울은 자살 사고의 예측인자이다(Foley et al., 2006; Haukka et al., 2008; Nock et al., 2009). 주요우울장애의 발병률은 13~ 19세에 크게 증가한다(Burke et al., 1990; Kessler et al., 1994; Lewinsohn et al., 1994a). 청소년의 우울은 정신장애,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사건, 낮은 자존감, 가족과 친구의 부족한 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변수와 관련이 있다(Lewinsohn et al., 1994b).
자살로 사망한 캐나다 청소년 55명 중 47.3%가 우울증이었으며(Renaud et al., 2008), 우울장애 진단을 충족한 한국 청소년 90명 중 80% 이상이 자살을 사고하고, 37.8%가 자살을 시도했다(김란 등, 2015). 한국 청소년의 우울증 발생률은 성인 우울증 발생률보다 높고(조성진 등 2001), 청소년의 우울증은 성인이 되어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Lewinsohn et al., 1999). 이른 나이에 우울을 겪을수록 자살을 사고할 가능성이 높고, 자살 사고가 반복되면 자살 시도의 위험이 높아진다(Lewinsohn et al., 1994, 1996).
우울은 자살 사고를 유발하지만, 자살 사고가 자살 계획과 자살 시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불안이 연관성이 높다(Nock et al., 2009; 2010). 자살 스키마가 활성화되면 불안과 절망감이 상호작용해 자살 위험을 증가시킨다(Wenzel & Beck, 2008). 우울과 절망 등 정신장애에 불안이 동반되면 자살 시도의 위험이 높아진다(Joiner et al., 2002).
한편 청소년의 우울은 충동적 공격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 자살 행동의 발달적 모델을 보면 사춘기 이후 청소년의 우울과 충동적 공격성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고, 우울과 충동적 공격성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자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Bridge et al., 2006). 또한, 충동성은 우울을 통해 자살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김갑숙, 전영숙, 2012; 오동균, 권순용, 2019). 미국의 여러 연구를 보면 공격성이 높은 청소년일수록 자살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Brent et al., 1994; Sosin et al., 1995).
청소년의 정신장애치료와 심리사회적 개입
청소년의 정신장애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등이 있다. 일부 SSRI 계열 항우울제는 위약과 비교하여 청소년의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Keller et al., 2001; Donnelly et al., 2006; Wagner et al., 2006; Mayes et al., 2007).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2004)은 일부 항우울제가 청소년의 자살 행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으며, 여러 연구를 보면 항우울제는 청소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장기간에 걸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Moreno et al., 2006; Cipriani et al., 2009), 약을 중단할 경우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Emslie et al., 1998).
이를 고려하여 아동과 청소년 정신장애 치료를 위해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사회적 개입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United States. Public Health Service. Office of the Surgeon General”, 2000)는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는 정서적 요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고 검증된 치료와 조기개입을 강조하고 있다. 1990년 이후에 발표된 청소년의 우울 치료를 위해 심리사회적 개입과 약학적 개입을 한 38개의 연구를 비교한 결과 심리사회적 개입은 청소년의 우울 감소에 치료 효과를 보였으나, 항우울제(TCA)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Michael & Crowley, 2002).
영국 국가보건임상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2019)는 아동과 청소년 우울증 치료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약물사용보다는 심리사회적 개입을 우선 권장하고 있다. NICE는 경증우울증 치료에는 심리치료를, 중증우울증 치료에는 심리치료와 플루옥세틴을 처방하고, 부작용에 우려해 모니터링하도록 강조한다. 한국의 연구에서도 항우울제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소년의 우울증 치료에 약물과 심리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송후림 등, 2014).
청소년의 정서치료를 위한 모래놀이치료
청소년의 정서장애 치료에는 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와 놀이치료 등이 있다. 그 중 놀이치료는 많은 치료사들이 사용하는 발달 반응적 개입으로, 93건의 놀이치료 연구를 분석한 메타연구 결과를 보면 놀이치료는 연령과 성별, 문제유형에 관계없이 효과적이다(Bratton et al., 2005)
놀이치료 중 하나인 SPT(Sandplay Therapy)도 청소년의 정서치료를 위해 도입되고 있으며(Wiersma et al., 2022; 안운경, 2021), 우울과 불안, 공격성 감소에 효과적이다(안운경 등, 2022; Matta & Ramos, 2021; Olaniyi et al., 2021; Saeidmanesh et al., 2023). SPT는 모래와 미니어처를 통해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며,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공간을 제공한다(Homeyer, 2015).
SPT의 이러한 측면은 자살성 사건으로 인해 불안정한 아이들에게 유용한 치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는 자살 사고와 자살 시도를 경험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울과 불안, 공격성 측면에서 SPT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방 법
본 연구는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충청남도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가운데 자살성 사건을 경험한 고등학생 23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연구 참여 학생은 남자 6명(26.1%), 여자 17명(73.9%)으로 평균 연령은 16.70±0.76세였다(Table 1).
Variables | Subjects (N=23) |
---|---|
Mean (S.D.) | |
Age* | 16.70±0.76 |
Sex | N (%) |
Male | 6 (26.1%) |
Female | 17 (73.9%) |
연구 참여학생의 자살성 행동 유형은 표2와 같으며, 12명( 52.2%)은 특성화고등학교에 11명(47.8%)은 인문계고등학교 재학중이었고, 다문화 학생은 1명으로 한국어가 가능한 일본계였다.
자살성 사건을 경험한 고등학생의 정서 치유를 위한 SPT에 대하여 충청남도 교육청을 통해 지역사회의 고등학교에 안내하였다. 관심이 있는 고등학교의 Wee Class 전문상담교사는 해당 안내에 대해 본 연구팀에게 질의하였고, Wee Class 전문상담교사는 학교 관리자 및 학부모회장에게 이를 안내하고, 학부모 및 학생에게 안내하였다.
학교에서 자살 사고, 자살 시도, 자해 등의 자살성 행동이 관찰된 학생이 발생하는 경우 혹은 정서행동검사에서 관심군 (자살)로 검출된 경우, 학교 상담자는 학부모와 학생 본인에게 안내하였고,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동의하는 경우 본 연구 프로그램에 참가를 신청하였다. 참가 학생들과 보호자는 연구팀과 접촉하여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안내 설명을 듣고 직접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참가 학생들의 자살성 행동의 위험 상태를 평가하여, 급성 자살성 행동의 학생인 경우 지역 정신과 치료 및 가정 내 24시간 안전 보호 환경 구성을 우선 실시 한 후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칙으로 하였다. 또한 의뢰 학생들 가운데 자살 시도 후 1개월 이상 정신과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은 학생과 진단을 받은 신경발달장애(자폐장애, 지적장애)학생과 자격이 있는 임상심리자의 종합심리검사에서 지능 70~84점 사이의 경계선 지능 학생은 제외하였다.
모래놀이치료실는 방음이되는 가로 3m 세로 4m의 공간에 가로 1m 높이 1.2m의 장난감 캐비넷 8개를 놓았고, 캐비넷에는 인물군, 동식물군, 건축물군, 군대, 자연물, 생활용품 등의 장난감을 1만개 정도 두었다. 또한, 젖은 모래와 마른 모래가 담겨있는 모래상자(가로 72cm, 세로 57cm, 깊이 7cm) 2개를 비치하였다.
치료는 주 1회 45분을 원칙으로 주치료자 1인과 연구 참여 학생 1인으로 1:1의 개별 치료를 진행하였다. 1회의 회기 구성은 칼프의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의 원칙에 따라 주제나 놀이 방법을 치료자가 지시하지 않는 비지시적 놀이 치료를 실시하였다(김유숙, 야마나카, 2005).
SPT 치료사는 심리학 박사, 모래놀이치료의 임상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인 2인이 주치료자를 맡았고, 심리학 석사 1인이 보조 치료자를 맡아 심리검사와 기록물 정리를 보조하였다. 연구 참여 학생은 사전검사 및 위험 상태 평가를 받았으며, 가정과 학교를 연계하는 안전망 구축 회의 후 총 15회의 모래놀이 치료를 받았으며, 평균 치료 기간은 147일이었다.
MMPI-2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2). MMPI-2는 총 56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에 대해‘그렇다’또는‘아니다’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다. MMPI-2에서는 9개의 타당도 척도와 10개의 임상 척도, 9개의 재구성 임상 척도, 5개의 성격병리 5요인 척도, 15개의 내용 척도, 15개의 보충 척도 점수가 산출된다(Butcher et al., 2001). 본 연구에서는 한국판 MMPI-2(한경희 등, 2011)를 사용하였으며, 임상척도의 전체규준 T점수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결 과
MMPI-2의 임상척도와 세부평가척도에 따른 점수를 15회기 전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있었다. 임상척도 가운데 D(Depression, t=3.25, p=.004), Hy(Hysteria, t=2.29, p=.032), Sc(Schizophrenia, t=2.13, p=.045), Si(Social Introversion, t=2.30, p=.032)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Variable (n=22) | Pre- treatment M(SD) | Post- treatment M(SD) | t | p | Cohen’s d |
---|---|---|---|---|---|
Validity scales | |||||
VRIN | 40.70±6.84 | 42.61±7.14 | 1.29 | 0.209 | 0.273 |
TRIN | 55.7±3.78 | 55.74±4.62 | 0.04 | 0.967 | 0.009 |
F | 61.48±10.03 | 56.96±12.42 | 1.77 | 0.090 | 0.396 |
Fb | 64.22±10.90 | 57.13±13.64 | 3.03 | 0.006 | 0.567 |
Fp | 52.26±7.47 | 49.52±8.45 | 1.85 | 0.078 | 0.342 |
FBS | 59.22±10.86 | 54.04±11.75 | 2.259 | 0.034 | 0.457 |
L | 44.04±8.05 | 43.48±8.93 | 0.37 | 0.714 | 0.066 |
K | 39.13±9.00 | 39.78±8.57 | 0.46 | 0.653 | 0.074 |
S | 40.35±10.01 | 41.78±11.75 | 0.74 | 0.466 | 0.130 |
Clinical scales | |||||
Hs: Hypochondriasis | 54.57±10.38 | 50.91±10.40 | 2.061 | 0.051 | 0.352 |
D: Depression | 62.48±8.52 | 56.17±10.54 | 3.25 | 0.004** | 0.651 |
Hy: Hysteria | 53.7±9.51 | 49.96±8.18 | 2.29 | 0.032* | 0.419 |
Pd: Psychopathic deviate | 57.65±9.84 | 58.91±14.54 | 0.48 | 0.634 | 0.098 |
Mf: Masculinity-femininity | 47.65±8.45 | 47.00±10.14 | 0.37 | 0.719 | 0.069 |
Pa: Paranoia | 63.65±14.10 | 57.96±15.88 | 2.01 | 0.057 | 0.378 |
Pt: Psychasthenia | 65.13±10.89 | 58.74±12.60 | 1.98 | 0.061 | 0.540 |
Sc: Schizophrenia | 64.70±12.01 | 58.70±13.12 | 2.13 | 0.045* | 0.476 |
Ma: Hypomania | 54.52±13.96 | 54.35±10.17 | 0.08 | 0.935 | 0.014 |
Si: Social introversion | 66.35±8.17 | 61.87±11.34 | 2.30 | 0.032* | 0.442 |
MMPI-2: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2, M:Mean, SD=Standard deviation, Validity scales; VRIN=Variable response inconsistency/ TRIN=True response inconsistency/ F = Infrequency/ Fb = Back infrequency/ Fp = Infrequency psychopathology/ L = Lie/ K = Correction/ S= Superlative self-presentation//
또한 ANX(Anxiety, t=2.08, P=.049), DEP(Depression, t=2.87, P=.009), ASP(Antisocial practices, t=2.48, P=.021), LSE(Low self-esteem, t=2.28, P=.033), WRK(Work interference, t=2.32, P=.030), TRT(Negative treatment indicator, t=2.24, P=.035) 등에서 유의한 변화가 보고되었다(Table 4).
Variable (n=22) | Pre- treatment M(SD) | Post- treatment M(SD) | t | p | Cohen’s d |
---|---|---|---|---|---|
Content scales | |||||
ANX: Anxiety | 72.35±13.63 | 64.61±16.68 | 2.08 | 0.049* | 0.503 |
FRS: Fears | 51.00±13.06 | 49.30±12.23 | 1.14 | 0.267 | 0.134 |
OBS: Obsessiveness | 63.26±12.5 | 61.13±16.21 | 0.86 | 0.401 | 0.145 |
DEP: Depression | 80.17±12.98 | 69.65±18.80 | 2.87 | 0.009** | 0.631 |
HEA: Health concerns | 58.00±15.51 | 53.74±14.10 | 1.72 | 0.100 | 0.287 |
BIZ: Bizarre mentation | 59.48±17.51 | 56.78±16.28 | 1.04 | 0.310 | 0.159 |
ANG: Anger | 60.96±13.64 | 57.43±11.59 | 1.37 | 0.185 | 0.277 |
CYN: Cynicism | 59.78±12.95 | 58.09±10.63 | 0.74 | 0.467 | 0.141 |
ASP: Antisocial practices | 55.78±11.23 | 51.74±8.77 | 2.48 | 0.021** | 0.395 |
TPA: Type A behavior | 57.91±14.13 | 55.48±14.05 | 1.14 | 0.266 | 0.172 |
LSE: Low self-esteem | 71.52±13.67 | 64.70±16.12 | 2.28 | 0.033* | 0.453 |
SOD: Social discomfort | 65.43±13.95 | 61.74±16.02 | 1.42 | 0.171 | 0.245 |
FAM: Family problems | 65.26±18.15 | 64.52±17.04 | 0.30 | 0.767 | 0.042 |
WRK: Work interference | 73.17±12.12 | 65.57±18.17 | 2.32 | 0.030* | 0.474 |
TRT: Negative treatment indicator | 66.26±9.85 | 58.78±16.17 | 2.24 | 0.035* | 0.530 |
Supplementary Scales | |||||
A: Anxiety | 66.91±10.16 | 62.35±12.89 | 1.97 | 0.062 | 0.388 |
R: Repression | 49.13±10.06 | 46.57±8.46 | 1.98 | 0.060 | 0.273 |
Es: Ego Strength | 39.04±8.98 | 42.61±10.97 | 1.37 | 0.184 | 0.353 |
Do: Dominance | 39.87±8.18 | 41.39±9.15 | 0.75 | 0.461 | 0.175 |
Re: Social Responsibility | 42.61±10.12 | 47.04±11.10 | 2.5 | 0.17 | 0.416 |
Mt: College Maladjustment | 70.22±9.53 | 64.17±14.07 | 2.14 | 0.016* | 0.486 |
PK: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73.17±12.97 | 66.57±14.44 | 2.15 | 0.043* | 0.480 |
MDS: Marital Distress | 62.70±10.63 | 60.26±13.53 | 1.19 | 0.249 | 0.198 |
Ho: Hostility | 62.04±10.71 | 59.78±10.68 | 1.23 | 0.232 | 0.211 |
O-H: Overcontrolled-Hostility | 44.74±9.44 | 44.22±5.62 | 0.29 | 0.772 | 0.063 |
MAC-R: Alcoholism-Revised | 54.78±13.39 | 53.30±10.22 | 0.91 | 0.374 | 0.122 |
AAS: Addiction Admission | 49.83±9.33 | 50.04±8.50 | 0.13 | 0.897 | 0.023 |
APS: Addiction Potential | 56.00±9.86 | 53.61±12.31 | 1.08 | 0.292 | 0.212 |
GM: Masculine Gender Role | 41.00±8.16 | 44.04±11.80 | 1.40 | 0.175 | 0.290 |
GF: Feminine Gender Role | 52.57±7.90 | 52.70±8.83 | 0.12 | 0907 | 0.015 |
Clinical Component subscales | |||||
FRS1Generalized Fearfulness | 56.52±12.81 | 52.13±12.29 | 2.39 | 0.026* | 0.350 |
FRS2 MultipleFears | 45.61±10.37 | 46.39±9.44 | 0.73 | 0.475 | 0.078 |
DEP1 LackofDrive | 74.57±12.25 | 67.13±15.87 | 1.99 | 0.059 | 0.516 |
DEP2 Dysphoria | 67.83±10.69 | 63.26±12.18 | 1.69 | 0.104 | 0.397 |
DEP3 Self-Depreciation | 73.65±13.66 | 65.91±17.16 | 2.59 | 0.017* | 0.493 |
DEP4 Suicidal Ideation | 75.00±10.88 | 60.04±17.83 | 4.15 | <.001*** | 0.961 |
HEA1 Gastrointestinal Symptoms | 56.22±14.33 | 55.43±16.19 | 0.33 | 0.743 | 0.051 |
HEA2 Neurological Symptoms | 56.83±15.24 | 50.91±11.14 | 2.45 | 0.023* | 0.433 |
HEA3 General Health concerns | 55.57±12.14 | 52.48±10.67 | 1.50 | 0.147 | 0.269 |
BIZ1 Psychotic Symptomatology | 52.17±14.01 | 51.91±14.80 | 0.13 | 0.896 | 0.018 |
BIZ2 Schizotypal Characteristics | 62.26±16.44 | 58.83±14.82 | 1.21 | 0.240 | 0.219 |
ANG1Explosive Behavior | 57.96±11.83 | 53.26±7.93 | 1.68 | 0.107 | 0.450 |
ANG2 Irritability | 61.74±12.62 | 60.57±13.75 | 0.50 | 0.624 | 0.088 |
CYN1 Misanthropic Beliefs | 59.52±12.33 | 57.96±11.34 | 0.54 | 0.593 | 0.131 |
CYN2 Interpersonal Suspiciousness | 57.04±13.58 | 54.78±9.05 | 1.17 | 0.253 | 0.189 |
ASP1 Antisocial Attitudes | 56.91±12.51 | 52.35±8.32 | 2.33 | 0.030* | 0.413 |
ASP2 AntisocialBehavior | 52.43±8.95 | 50.00±9.18 | 2.27 | 0.034* | 0.268 |
TPA1 Impatience | 61.13±12.36 | 57.70±13.69 | 1.16 | 0.259 | 0.262 |
TPA2 Competitive Drive | 53.57±13.06 | 51.70±12.37 | 0.94 | 0.359 | 0.147 |
LSE1 Self-Doubt | 72.17±10.17 | 62.83±14.85 | 3.14 | 0.005** | 0.710 |
LSE2 Submissiveness | 60.04±12.49 | 59.52±14.38 | 0.23 | 0.818 | 0.038 |
SOD1 Introversion | 63.91±14.31 | 61.35±18.05 | 0.84 | 0.409 | 0.155 |
SOD2 Shyness | 61.39±11.96 | 55.91±12.21 | 3.04 | 0.006** | 0.453 |
FAM1 Family Discord | 62.09±17.16 | 61.13±14.41 | 0.40 | 0.694 | 0.060 |
FAM2 Familial Alienation | 55.87±12.03 | 55.74±13.62 | 0.07 | 0.948 | 0.010 |
TRT1 Low Motivation | 69.35±10.81 | 61.43±16.28 | 2.31 | 0.031* | 0.552 |
TRT2 Inability to Disclose | 58.17±10.41 | 51.74±11.21 | 2.44 | 0.023* | 0.594 |
논 의
본 연구는 자살 사고와 자살 시도 등 자살성 사건을 경험한 고등학생 23명을 대상으로 MMPI-2를 통해 SPT의 임상적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자 한 연구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SPT는 우울 증상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 이는 한국과 해외의 SPT 선행연구와 부합하는 결과이다. 한국의 SPT 연구를 보면 청소년의 우울 증상 완화가 보고되었다(최진아, 2008; 신지환, 장미경, 2016; 오경임, 김도연, 2017; 안운경 등, 2017; 오진숙, 2019). 해외의 SPT 연구를 보면 Roubenzadeh와 그의 동료들(2012)은 가족을 잃은 이란 청소년을 대상으로 SPT 후 우울이 감소함을 보고하였으며, Matta와 그의 동료들(2021)은 브라질에서 학대 피해를 겪은 아동을 대상으로 SPT 후 우울이 감소함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15회기의 SPT는 자살성 행동을 보이는 고등학생의 불안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여러 SPT 선행 연구의 결과와 부합한다(김혜림 등, 2015; 이태은, 2023; 이선화, 2024). Olaniyi와 그의 동료들은(2021) 고아원에 거주하는 우간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SPT 치료 후 불안이 감소했음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SPT는 청소년의 공격성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으며, 이는 여러 선행연구 결과와 부합한다. 한국의 소년원에 입소한 비행청소년들이 SPT 후 공격성이 개선되었다(Sim & Jang, 2013).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청소년과 아동을 대상으로 SPT 치료 후 공격성이 개선되었다(Rozina, 2020; Saeidmanesh et al., 2023).
자살성 청소년의 위험요인은 외상과 애착, 정신의학적 상태, 부정적 자아상 등 다양하며, 서로 상호작용한다(안운경 & 곽현정, 2022).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MMPI-2 의 외상(PK) 척도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으며, 우울, 불안, 공격성과 같은 정신의학적 상태와 낮은 자존감(LSE)에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또한, 자살사고(DEP4)척도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고, 이를 통해 SPT가 청소년의 자살성 행동의 개선에 유의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에는 놀이가 중요하다. Lowenfeld(1938)에 따르면 아동과 청소년에게 놀이는 환경을 이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리로, 정상발달을 위해서는 충분한 놀이가 필요하다. Piaget(1972)는 놀이가 아동의 발달을 도와 현실과 자아를 동화시킨다고 보았다. SPT는 놀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경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비언어적 접근방식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에게 효과적이다. 특히 모래를 보고, 만지고, 행동하는 상호과정 속에서 감각적 측면에 영향을 미쳐 심리적 발달이 이뤄지게 된다(Freedle, 2006; 오경임, 김도연, 2017).
본 연구의 치료과정에서 참여자들의 모래놀이 상자를 보면 전반기와 비교하여 후반기에서는 중심이 생겼으며, 여백이 줄어들면서 소품이 커지고 다양해졌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고정된 장면에서 움직이는 장면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정서적 변화가 생겼음을 추정할 수 있다. 여러 사례 연구들을 보면 우울과 불안 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던 청소년들은 모래놀이 상자에 상징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면서 안정감과 자아정체성을 찾게 된다(이찬희, 2020; 이혜경, 2024).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13세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SPT를 한 이혜경(2024)의 사례연구를 보면 내담자는 1, 2회기 상자에서는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냈고, 6회기 상자에서는 어려움을 직면한 뒤 자아를 표출해 냈다. 9회기에서는 숲속놀이터를 통해 모든 것을 통합하였으며, 10회기에서는 자신에 대한 유능감과 긍정적 태도를 보여 심리적으로 발달했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SPT는 비언어적 방식을 통해 감각과 정서 등 복합적인 문제에 영향을 미쳐 발달에 적합한 통합적 치료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자살성 사건을 경험한 청소년들에게 통합적 치료인 모래놀이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향후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참가자들이 특정 지역에 거주하며, 표본 크기가 작아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 제한점이 있다. 둘째, 본 연구는 SPT 집단치료가 아닌 개별치료 사례연구로, 통일된 환경에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 또한, 대조군이 없는 개별치료이기 때문에 잠재적 편향이 있을 수 있다. 사례연구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근거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문제에 대한 가설을 개발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하나의 사례보다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연구 결과는 외부 사건이 변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낮아 치료 효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Kazdin, 1981).
셋째, 본 연구의 참가자들은 고등학생으로 연령대는 특정되었지만, 임상 현장의 특성상 참가자들의 지적 능력과 경제 수준은 조사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자살 시도와 자해 등 자살성 행동을 경험했고, 타당성 검증을 받은 MMPI 검사 도구를 사용해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MMPI를 이용한 여러 연구에서 자살위험군이 대조군보다 우울, 공격성 등 특징을 보여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하면서 그 타당성은 검증되고 있다(이건석 등, 2015). 또한, 자살성 사건을 경험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SPT 효과에 관련한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SPT 후 청소년의 우울과 불안, 공격성이 개선됐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