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 Counselling and Sandplay
Korean Association of School Sandplay
Research Article

아동·청소년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현황 및 상담자의 인식 분석

유슬기1,
Seul-Kee You1,
1이화아동상담 상담사
1Ewha Psychological Counseling Center Counselor
Corresponding author : Seul-Kee You, (05119) Ewha Psychological Counseling Center, Suite 201, Prime Plaza, 63, Gwangnaru-ro 56-gil, Gwangjin-gu, Seoul, Republic of Korea, E-mail : lebbii@naver.com

© 2024 Korean Association of School Sandpla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12, 2024; Revised: Nov 12, 2024; Revised: Nov 18, 2024; Accepted: Nov 21, 2024

Published Online: Dec 10, 2024

요약

본 연구는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 증가에 비해 정신건강 서비스의 이용률이 저조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가 얼마나 적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조사하였다. 아동·청소년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128명의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8%가 심리치료 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고려하고 있으나, 2~4단계 적용에 그친 응답자가 많았고 5단계(결과 평가 및 공유)까지 도달한 비율은 2.6%에 불과하였다. 또한, 상담자들이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실제 상담 장면에 적용하기 어려움"으로 나타나, 근거기반 실천을 확대하기 위한 실용적 지원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연구와 심리치료 현장 간의 격차를 줄이고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extent to which evidence-based psychotherapy is being implemented in actual counseling settings amidst growing interest in such approaches to bridge the gap between the increasing prevalence of mental health issues among children and adolescents and the low utilization rate of mental health services. A survey of 128 counselors working with children and adolescents revealed that 89.8% consider EBPT in their practice; however, a majority apply EBPT only up to stages 2-4, with just 2.6% reaching stage 5 (evaluation and sharing of results). The most commonly reported challenge was the difficulty of applying EBPT in real counseling contexts, highlighting the need for practical support to promote EBPT adoption. This study discusses potential strategies to bridge the gap between research and counseling practices to improve accessibility to mental health services for children and adolescents.

Keywords: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근거기반 심리치료; 상담자의 인식; 실태조사
Keywords: 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Evidence-Based Psychotherapy; Counselor’s Perceptions; Status Survey

아동·청소년기는 성인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발달 단계로, 개인적으로는 성격 형성과 사회적 적응을 이루는 시기이며, 사회적으로는 이들의 정신건강이 가정과 사회의 건강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아동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청소년기의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Foley, Costello, & Angold, 2006), 성인기의 불안과 우울증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Pine et al., 1998). 또한 Kendall과 Kessler(2002)에 따르면, 아동·청소년기의 정신장애는 이후 정신건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며, Kessler 등(2005)은 성인기 정신장애의 상당수가 아동·청소년기에 발병한다고 보고했다.

아동·청소년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이후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 시기를 잘 관리하면 평생의 정신건강과 웰빙의 패턴을 확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Royal Australian and New Zealand College of Psychiatrists(RANZCP)(2023)는 아동기의 불리한 경험을 예방하거나 완화함으로써 전체 정신장애 발생 비율을 약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동·청소년기의 정신건강에 대한 체계적인 관심과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공중 보건의 측면에서 개인적, 사회적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향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2019년 "세계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에 따르면, 전 세계 5세에서 24세 인구 중 약 10명 중 1명 이상이 진단 가능한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이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전체 질병 관련 장애의 20%가 정신장애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Kieling et al., 2024). 한국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2024년 5월 발표한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6세에서 17세 인구의 16.13%가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했다. 그중 불안장애가 9.64%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파괴적·충동조절 및 품행장애 4.35%, 신경발달장애 2.63%, 섭식장애 1.66%, 물질사용장애 1.56%, 우울장애 및 양극성장애 1.0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3.3%의 아동과 청소년이 자살 사고, 자살 행동 또는 비자살적 자해를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한국의 9세에서 24세 인구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청소년 통계, 2024) 및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통계(OECD, 2021)와 관련하여 더욱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우울증 환자 수가 10대에서 90.2%, 10대 미만에서 70.2% 증가했으며, 불안장애 환자 수 역시 10대에서 78.5%, 10대 미만에서 57.8% 증가했다고 보도하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 이러한 통계를 고려할 때,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정신장애 유병률에 비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상당히 낮다. 2024년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정신장애가 있는 아동과 청소년 중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6.6%에 불과해, 많은 이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아동·청소년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접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한, 최근 심리치료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심리치료의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 아동의 심리치료비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문제(김나은, 2023)와 국가지원의 바우처 증가와 같은 이슈는 심리치료가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킨다. 특히, 2024년 7월 시작된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이를 통해 심리치료의 효과와 신뢰성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근거기반 운동은 원래 의학에서 의사결정 시 최선의 과학적 증거를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심리학 분야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2006년 미국심리학회(APA)가 근거기반실천(evidence-based practice, EBP)을 정의하게 되었다. APA에 따르면, EBP는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심리치료를 임상적 전문성을 갖춘 치료자가 내담자의 필요와 가치, 선호를 고려하여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포함된다.

첫째, 최고의 연구 근거(best research evidence)로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론, 둘째, 임상적 전문성(clinical expertise)으로 숙련된 치료자의 역할, 셋째, 내담자의 가치와 선호(patient's values and preferences)이다. 또한 EBP-Based Behavioral Practice) 기구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도식화하여, 근거기반 행동 실천이란 무엇인지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고 있다(그림 1). 우선 최고의 연구 근거는 현재 이용 가능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연구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메타분석, 체계적 문헌고찰 등의 과학적 증거가 포함된다. 다음으로 임상적 전문성은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개인화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의미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상황과 필요에 적합한 치료를 계획하고 조정하는데, 전문가의 직관과 경험은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단순히 연구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실무의 맥락을 고려한다. 마지막으로 내담자의 가치와 선호는 내담자의 가치, 신념, 문화적 배경, 선호도, 그리고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거기반실천은 내담자가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며 내담자의 의사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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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근거기반실천의 구성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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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실천(EBP)은 정신건강서비스 접근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제시된 바 있는데, Knitzer와 Cooper(2006)는 EBP가 정신건강서비스의 필요성과 실제 서비스 이용률 간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아동·청소년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이 16.13%인 데 반해 실제 서비스 이용 비율은 6.6%로 낮아, EBP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또한 Friedman(2006)은 Knitzer와 Cooper의 연구를 바탕으로 EBP 확대와 성과 개선을 위해 데이터 기반 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 있어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해 실천적 결정을 내리는 문화를 뜻한다. 이를 통해 치료의 효과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으며, 나아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내담자들이 적시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아동·청소년 심리치료 분야에서 근거기반 개입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문제의 유형별로 적절한 치료 접근법이 제시되고 있다. Weisz 등(2017)의 메타분석은 아동·청소년의 다양한 정신장애에 대한 심리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장애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음을 보고했다. 우리나라 연구 중 하나인 조선미(2018)의 리뷰 논문에서는 각 장애 유형에 적합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정리하고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ADHD)의 경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권고되며, 두 치료를 병행할 때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특히 부모, 주로 어머니의 개입을 함께하는 경우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고 보고되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는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 Analysis: ABA)에 기반한 치료가 유효하며, 이는 강화 기법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적용하도록 하는 접근이다. 또한, 우울증이나 위축 행동에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CBT)와 대인관계치료(Interpersonal Psycho Therapy: IPT)가 효과적이며, 특히 아동에게는 가족치료의 효과도 입증되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는 외상에 초점을 맞춘 인지행동치료와 더불어 정서 조절 및 대인 관계 회복을 목표로 하는 치료가 권장된다. 파괴적 행동 문제에는 행동치료가 주로 효과적이며, 특히 부모를 대상으로 한 행동치료가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각 장애 특성에 맞게 설계되어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근거기반 접근을 통해 실무에서의 적용성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심리치료의 효과를 입증하는 중요성이 커지면서 근거기반실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연구도 활발해졌지만,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 상담자들이 얼마나 치료에 고려하고 있는지 실정은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Crits-Christoph 등(1995)이 미국과 캐나다의 임상심리학 훈련 프로그램 및 인턴십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박사과정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 접근법을 25% 이하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Barlow 등(1999)의 연구 또한 상담자가 치료법 선택 시 연구 결과보다는 임상 경험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했다. 그리고 상담자들이 근거기반치료에 대해 우려하며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도 제기되었다(Addis, & Krasnow, 2000).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와 관련된 근거기반실천에서 상담자의 입장과 경험을 다룬 연구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의 상황과 상담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을 파악하는 것은 이후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근거기반실천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며, 또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청소년 대상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상담자들이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실제로 얼마나 적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실태조사를 하고자 하였다.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심리치료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치료 경력이 있는 상담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은 구글 폼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진행하였으며, 2024년 5월 2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한국심리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상담학회, 한국놀이치료학회, 한국아동학회 게시판을 통해 모집하였다. 게시판에는 연구에 대한 안내와 모집 대상을 제시하였으며,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중복으로 접수된 1명을 제외하고 128명 모두 분석하였으며, 주 내담자의 연령과 상담자 자격 사항은 중복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자격 사항의 지나친 중복을 피하고자 동일인의 같은 자격명은 상위 자격만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한 참여자가 청소년상담사 2급과 3급을 모두 소지하고 있다고 응답하였 다면, 더 상위 자격인 청소년상담사 2급으로 분석하였다. 주 내담자는 중복응답 가능한 문항으로 총 응답 수는 187이었고, 자격 사항 역시 중복 응답 가능한 문항으로 총 응답 수는 246이었다. 구체적인 설문 참여자 특성은 표 1에 제시하였다.

표 1. 설문 참여자의 특성 (n=128)
경력 0~2년 15명(11.7%)
3~5년 50명(39.1%)
6~10년 28명(21.9%)
10년 이상 35명(27.3%)
지역 서울 58명(45.3%)
경기도 24명(18.8%)
강원도 2명(1.6%)
충청도 11명(8.6%)
전라도 6명(4.7%)
경상도 21명(16.4%)
기타 6명(4.7%)
주 내담자 미취학 20명(10.7%)
초등학생 62명(33.2%)
중·고등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 105명(56.1%)
자격 사항 상담심리사 (한국상담심리학회) 1급 11명(4.5%)
2급 31명(12.6%)
수련생 9명(3.7%)
전문상담사 (한국상담학회) 1급 7명(2.8%)
2급 22명(8.9%)
수련생 10명(4.1%)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 17명(6.9%)
수련생 4명(1.6%)
청소년상담사 1급 8명(3.3%)
2급 67명(27.2%)
3급 11명(4.5%)
놀이심리상담사 (한국놀이치료학회) 2급 8명(3.3%)
기타 41명(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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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사항에서 기타 항목에는 산업인력공단 임상심리사 6명, 전문상담교사 4명, 직업상담사 3명, 한국아동학회 아동상담사 3명, 아동상담전문가 1명, 한국발달심리학회 발달심리사 2명, 사회복지사 2명, 청소년지도사 2명, 보육교사 1명,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명, 한국놀이치료학회 놀이심리상담사 수련생 1명, 한국모래놀이치료학회 모래놀이상담전문가 1명, 모래놀이치료사 1명, PCIT (parents-child interaction therapy) 전문치료사 1명, 해외공인매체치료 자격증 1명, 한국청소년상담학회 심리상담사 1명, 정신건강증진상담사 1명, 한국가족문화상담협회 가족상담전문가 1명, 놀이심리상담사·가족상담사 1명, 가족상담사 1명, 미술심리상담사 1명, 미술심리상담학회 1명, 재활심리치료사 1명, 아동심리놀이상담사 1명,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놀이아동상담사 1명, 한국가족치료학회 부부가족상담전문가 1명으로 매우 다양한 자격 사항이 조사되었다. 심리치료 관련 자격증의 변별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본 연구가 실제 상담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인 만큼 현재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참여자 정보를 분석 자료에 포함하였다.

설문문항 구성

EBBP 기구에서 제시한 근거기반실천의 요소와 단계를 고려하여 문항을 구성하였다. 우선 심리치료 사례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있는 빈도와 실천 단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EBBP에서는 근거기반실천 단계를 다섯 단계로 제시하고 있는데(그림 2), 우선 1단계 ASK에서는 내담자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만든다. 보통 이때 내담자의 문제나 특성, 적용할 치료나 전략, 대안, 기대하는 결과, 특정한 시간적 요인 등을 고려한다. 다음 2단계 ACQUIRE에서는 문제와 관련된 최신 연구나 문헌을 찾아보고, 3단계 APPRAISE에서는 탐색한 연구의 신뢰성과 적합성을 평가한다. 4단계 APPLY에서는 평가한 근거를 내담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적용하는데, 이때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협의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5단계 ANALYZE & ADJUST에서는 치료 결과를 평가하여 근거기반 심리치료가 효과적이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치료 효과를 논문, 사례발표 등을 통해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의 피드백을 다음 실천에 반영한다. 본 연구에서는 내담자에 대해 질문하는 1단계는 적용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 이후 ‘2단계: 최고의 적용 가능한 근거를 찾는다’, ‘3단계: 근거에 대해 타당성과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다’, ‘4단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사례에 근거를 적용한다’, ‘5단계: 결과를 평가하고 이를 공유한다’로 문항을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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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근거기반실천의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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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근거기반실천에서 강조하는 세 가지 요소인 최고의 연구근거, 임상적 전문성, 내담자의 선호 및 가치에 대해 각 요소 별로 어떻게 실천하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문항으로 선정하였다. 그다음으로 EBBP에서 제시하는 근거기반실천의 마지막 5단계에서 결과를 평가한다는 부분을 고려하여 연구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심리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효과를 평가하는 영역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참여자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하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대부분의 문항은 보기 중 하나의 응답을 선택하도록 하면서도 ‘기타’문항에 자유롭게 원하는 다른 응답을 적을 수 있도록 하였고, ‘주로 활용하는 근거의 종류’와 ‘임상적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문항은 중복 응답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

결과

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어느 정도 적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 근거기반 심리치료 적용 빈도 (n=128)
90% 이상 대부분의 사례 9명(7%)
60~80% 35명(27.3%)
30~50% 44명(34.4%)
30% 미만 27명(21.1%)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13명(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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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어느 단계까지 적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를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 근거기반 심리치료 적용 단계 (n=115)
2단계: 최고의 적용 가능한 근거를 찾는다. 40명 (34.8%)
3단계: 근거에 대해 타당성과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다. 33명 (28.7%)
4단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사례에 근거를 적용한다. 39명 (33.9%)
5단계: 결과를 평가하고 이를 공유한다. 3명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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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주로 어떤 근거를 활용하는지를 확인한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기타 문항에는 ‘PCIT 프로토콜에 제시된 근거 활용’ 1명, ‘내담자의 주호소 문제와 진단에 따른 근거기반 치료 선택’ 1명이 포함되었다.

표 4.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주로 활용하는 근거 (n=115)
RCT 28명 (15.4%)
메타분석 28명 (15.4%)
체계적 문헌고찰 68명 (37.4%)
질적연구 56명 (30.8%)
기타 2명 (1.1%)
총 응답 수 182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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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근거를 활용하는 부분에서의 어려움은 표 5에 제시하였다. 기타 항목에는 ‘해당사항 없음’ 1명, ‘대상자 연령이 어려서 보호자 보고에 의지하게 됨’ 1명이 포함되었다.

표 5.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근거 활용에서의 어려움 (n=115)
정보를 찾기 어렵다. 14명 (12.2%)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13명 (11.3%)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 63명 (54.8%)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 어렵다. 23명 (20%)
기타 2명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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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임상적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확인한 결과를 표 6에 제시하였다. 기타 항목에는 ‘동료 수퍼비젼을 하기도 함’ 1명, ‘개인분석’ 1명, ‘무응답’ 1명이 포함되었다.

표 6.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임상적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 (n=115)
최신 연구 논문을 찾아본다. 60명 (23.8%)
책을 찾아본다. 64명 (25.4%)
관련된 교육을 듣는다. 78명 (31.0%)
수퍼비젼을 받는다. 47명 (18.7%)
기타 3명 (1.2%)
총 응답 수 252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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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임상적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부분에서의 어려움은 표 7에 제시하였다.

표 7.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임상적 전문성 향상에서의 어려움 (n=115)
정보를 찾기 어렵다. 14명 (12.2%)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10명 (8.7%)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 46명 (40%)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 어렵다. 45명 (39.1%)
기타 0명(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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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는지 확인한 결과를 표 8에 제시하였다.

표 8.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빈도 (n=115)
90% 이상 대부분의 사례 22명 (19.1%)
60~80% 65명 (56.5%)
30~50% 24명 (20.9%)
30% 미만 4명 (3.5%)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0명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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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부분에서의 어려움은 표 9에 제시하였다. 기타 항목에는 ‘기관과 부모의 요구 불일치’ 1명,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을 고려함’ 1명, ‘어려움 없음’ 1명이 포함되었다.

표 9.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 고려에서의 어려움 (n=115)
정보를 찾기 어렵다. 18명 (15.7%)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17명 (14.8%)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 64명 (55.7%)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 어렵다. 13명 (11.3%)
기타 3명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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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심리치료의 효과를 어느 정도 평가하고 있는지 확인한 결과를 표 10에 제시하였다.

표 10.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효과를 평가하는 빈도 (n=115)
90% 이상 대부분의 사례 4명 (3.5%)
60~80% 44명 (38.3%)
30~50% 38명 (33%)
30% 미만 28명 (24.3%)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1명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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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심리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부분에서의 어려움은 표 11에 제시하였다. 기타 항목으로는 ‘평가 기준이 모호함’ 1명, ‘중간 평가는 가능하나 종결 평가는 그 전에 내담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종결일 때가 많음’ 1명, ‘어려움 없음’ 1명이 포함되었다.

표 11.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효과 평가에서의 어려움 (n=115)
정보를 찾기 어렵다. 14명 (12.2%)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15명 (13.0%)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 52명 (45.2%)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 어렵다. 31명 (27.0%)
기타 3명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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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확인한 결과를 표 12에 제시하였다.

표 12.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유 (n=13)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 충분히 동의하지 않는다. 0명 (0%)
정보를 찾기 어렵다. 0명 (0%)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2명 (15.4%)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 1명 (7.7%)
기존의 방식에 익숙하다. 10명 (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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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본 연구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상담자들이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는 빈도, 적용 단계,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이에 대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여자의 89.8%는 심리치료 장면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고려한다고 하였고, 10.2%만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30~50% 빈도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한다’는 응답률이 34.4%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60~80% 빈도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27.3%였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의 60% 이상은 자신이 맡고 있는 심리치료 사례의 30% 이상을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13명의 응답자 중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문항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 충분히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참여자는 없었다. 이는 많은 상담자들이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심리치료 사례에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부분의 상담자가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심리치료에 이를 적용하려는 노력이 있음을 나타낸다.

둘째,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는 단계로는 2단계, 3단계, 4단계까지 적용한다는 응답률이 각각 약 30% 수준이었으나, 근거를 적용한 결과를 평가하고 이를 공유하는 5단계까지 실천한다는 응답률은 2.6%에 불과하였다. 이는 정주리 등(2023)이 2015년부터 2022년도까지의 “한국심리학회지 : 상담 및 심리치료” 게재 논문을 분석한 연구에서 실무자들의 논문 게재율이 낮다는 결과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실무에 대한 정보 공유 부족은 상담자들이 학문적 연구 결과를 실제 심리치료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과 연결될 수 있겠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의 어려움 중 ‘실제 치료 장면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이 근거 활용 측면에서 54.8%, 임상적 전문성 향상 측면에서 40%, 내담자의 가치나 선호하는 방식 고려 측면에서 55.7% 효과 평가 측면에서 45.2%로 모든 영역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실질적으로 심리치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근거기반실천의 보급은 연구와 실제 심리치료 현장의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Addis, 2002). 이를 위해 APA는 1999년 아동청소년임상분과(division53)를 설립하여 관련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보급을 목표료 활동해왔다. 국내에서는“한국심리학회지 : 임상”에서 2017년 불안장애와 관련된 근거기반치료, 2018년 아동·청소년기 장애의 근거기반치료, 2019년 근거기반치료를 주제로 발행하여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소개해왔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어려움 별로 각 근거기반 치료법을 제시하고 여러 나라의 모델을 소개하는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아동·청소년을 위한 근거기반 심리치료”로 출판되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담자들은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 근거기반실천의 적용을 여전히 어렵게 느끼고 있다. 이에 연구와 실제 현장에서의 심리치료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근거기반 심리치료가 원활히 보급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근거기반 심리치료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현장 실무자의 연구에 관심을 갖고 이를 격려할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정주리 외, 2023).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있는지,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어떠한 연구들이 더욱 필요한지 등과 관련한 실무자의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 정주리 등(2023)은 이에 연구자와 실무자의 공동 연구를 장려하거나 실무자를 위한 연구 지원금 등을 제공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실무자의 연구 참여가 많아진다면 실질적으로 심리치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욱 많이 개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실효성이 높아지고, 심리치료 현장에 유용한 실질적 적용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근거기반실천이 잘 적용되어 보급되기 위해서는 근거기반실천에 대한 상담자의 숙련도가 중요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심리치료 관련 학과에서 표준화된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나고은, 허난설, & 이상민, 2021), 학위과정 중 수련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양난미 외, 2023), 심리치료 실습 시간이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서은경 외, 2024). 근거기반 실천에 대한 교육은 상담자의 태도와 치료 방법을 변화시키지만, 이론 교육만으로는 상담자의 실제 역량을 충분히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이 보고되었다(Beidas, & Kendall, 2010). 또한 홍은택 등(2023)의 연구는 근거기반 심리치료 훈련을 위한 필수 교육과정과 전문가의 최소 기준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서 임상적 전문성 향상 측면에서의 어려움 중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 어렵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39.1%에 달하였는데, 표준화된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이 마련된다면 이러한 부담과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공중보건적 접근이 학회 및 국가 차원에서 필요하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Richard Layard는 심리치료 서비스의 확대가 비용 효율적일 것이며, 공공정책이 점점 더 웰빙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였다(Lord, n,d). RANACP(호주 심리학 협회 산하 정신건강 분과)(2023)에 의하면 발달 중인 아동의 정신건강은 여러 가지 요소와 더불어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하였고, 홍은택 등(2023)은 국가 차원에서 국민을 위한 심리서비스에 대한 규정과 심리서비스 제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였다. 미국심리학회의 아동청소년임상분과(division 53)는 상담자 선택 및 지역 상담소 안내 등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심리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APA, 1999; http://effectivechildtherapy.com). 영국의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심리치료 접근성 향상(IAPT) 프로그램을 통해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촉진하며, CBT와 상담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NHS, 2023). 호주에서는 정부 및 비정부 기관의 지원을 통해 학교 및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확대하고 있다(RANACP, 2023). 이와 같이 여러 국가에서 심리치료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교육 및 심리치료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가 및 지역사회 기반의 제도는 국민 정신건강 향상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동시에 상담자 소진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기존의 방식이 익숙하여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담자들을 위하여 현재 활동하고 있는 상담자를 대상으로 근거기반 심리치료 기법을 학습할 수 있는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거나 구체적인 사례 및 절차를 공유하는 장이 자주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상담자가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좀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 체크리스트, 프로토콜 등을 제공하고, 근거기반 심리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수퍼비젼 체계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 노은미(2016)는 위기 학생을 발견하고 대응하려면 학교 내부와 외부 지역사회의 연계를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아동·청소년 중 대다수가 학교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학교는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임성은, 2019), 학교 상담에서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적용에 대한 연구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적 접근이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Harvey & Gumport(2015)는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는 내담자가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적합한 상담자를 식별하도록 돕고, 근거기반 심리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공자를 교육하고, 정부가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이러한 측면이 더욱 장려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하여 상담자들은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해 좀 더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연구를 통해 상담자들이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앞으로 근거기반실천 증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

첫째, 본 연구는 128명의 상담자를 대상으로 하여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서 아동·청소년을 심리치료하고 있는 상담자를 대표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추후 더 많은 상담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통해 상담자의 실정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한국심리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상담학회, 한국놀이치료학회, 한국아동학회 게시판을 통해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따라서 참여자 대부분 학회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며, 최근 연구 결과를 심리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는 비율이 실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심리치료 현장에는 더욱 다양한 배경의 상담자들이 많으며 학회 활동, 최근의 연구와 근거기반실천에 대한 관심이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좀 더 다양한 경로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한 연구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의 상담자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 참여자의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설문에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거나 상담자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여 응답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따라서 추후에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나 구체적인 질문을 통하여 설문에서의 의도에 맞게 응답할 수 있도록 보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설문지의 보완 이후에는 연구 참여자의 학위, 수련 배경, 자격증 종류나 수준에 따라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 수준에 차이가 있는지, 근거기반 심리치료 적용에서 직면하는 문제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겠다.

이러한 한계점이 있지만, 본 연구는 국내 처음으로 아동·청소년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대한 상담자의 인식과 근거기반실천의 현황 그리고 근거기반 심리치료에서의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는 첫 시도라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가 앞으로 아동·청소년 상담자의 근거기반실천에서의 어려움 개선을 통해 그동안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심리치료법이 실제 심리치료 현장에 보급화되는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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