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신건강 영역에서 아동·청소년의 스트레스·우울·불안 등 정서적 문제와 스마트폰 과의존·게임 과몰입 등의 문제행동이 심화되고 있다. 2018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 인지율이 40.4%, 우울감 경험률은 27.1%로 2015년 이후 청소년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보건복지부, 2019), 2018년 아동종합실태보고에 의하면 스마트폰 과의존 아동은 34%로 2017년 대비 3.7% 증가하였다(보건복지부, 2018). 또한, 교육부 2019년 1차 학교폭력실태조사결과,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이 2018년 대비 3.6% 증가하였고 피해유형별로 차지하는 비중은 언어폭력(35.6%), 집단따돌림(23.2%), 사이버 괴롭힘(8.9%) 등의 정서적 폭력의 비중이 증가하였다(교육부, 2019).
정서·행동 문제는 유아기 때부터 발생되어 학교생활을 하면서 집단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고(조붕환, 임경희, 2003), 저연령의 문제행동 아동일수록 청소년기에 이르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육근정, 도진아, 배호순, 임명호, 2010). 또한, 정서·행동 문제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약 60% 정도의 아동은 그 문제를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황혜정, 1996). 따라서, 아동의 정서·행동 문제는 학교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과 예방적 차원의 적극적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동의 정신건강 연구 동향을 보면, 정서 관련 변인과 사회적 관련 변인이 아동에게 영향을 주고, 초등 후기(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또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중재프로그램을 실시한 논문은 15편에 불과하다(유희정, 2019). 이에 따른 정신건강과 정서·행동 문제를 조력하기 위한 대처방안으로 다양한 중재프로그램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놀이치료, 미술치료, 모래놀이치료와 같이 비언어적 상담기법을 활용한 치료적 접근이 활발하게 제시되고 있다(김진안, 2015).
모래놀이는 아동 심리치료자이면서 정신분석가인 Margaret Lowenfeld가 ‘세계기법’이라는 치료기법을 고안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Dora Kalff는 Jung의 분석심리학을 적용하여 모래놀이라 명명하였다. 모래놀이는 치료 관계와 모래 상자의 “자유롭고 보호되는 공간” 안에서 내면의 이미지를 만들 때 모래, 물, 소품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Yahaya, Maakip, Voo, Mee & Kifli, 2019).
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집단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여 개인의 내적인 관계까지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김보애, 2008). 안정감을 주는 모래놀이치료와 집단의 상호작용으로 아동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유승은, 박부진, 2010). Wang(2007)은 문제행동을 호소하는 청소년과 심리사회적으로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에게 개별상담보다는 집단상담 방식이 적합하다고 하였다(곽현정, 안운경, 한길자, 임명호, 2018). 이처럼 모래놀이 집단상담은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집단 내 지지를 얻고 모델링하여 대처방식을 기를 수 있다(이여름, 2016).
Yahaya 등(2019)은 학교 아이들이 발달과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개입이 필요한데 모래놀이가 학교에서 시행될 수 있는 개입 중 하나라고 하였다. Carmichael(1994)는 모래놀이 기법이 언어능력이 부족한 아동들에게 가치가 있으며, 자존감과 학업성취도가 낮고 우울증, 불안 및 행동 문제가 있는 아동들에게 효과적이라고 하였다(Richards, Pillay & Fritz, 2012). Kalff는 모래놀이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무의식과 대면하여, 자기 치유력을 발휘하고 정상적인 자아발달과정으로 나아가는 개성화 과정으로 보았다(박행자, 2012).
국내 모래놀이 집단상담 선행연구에 의하면, 모래놀이 집단상담이 아동의 내재화, 외현화 문제행동에 효과적임을 보고하고 있다. 모래놀이가 정서 및 행동장애를 가진 아동의 우울·불안·비행행동·공격행동을 감소시키고(전재륵, 2012), 내재화 문제 아동의 자기표현 증진과 문제행동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였다(김진아, 김현주, 2018). 모래놀이는 이혼가정 아동과 중국거주 조선족 아동에게 또래관계 기술을 증진시키고 행동 문제를 감소시킨다는 연구와(이여름, 2016; 이효선, 2010), 농촌조손가정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과 행동 문제를 개선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양예슬, 2014). 곽현정(2017)은 특정 정서문제를 보이는 아동이 아닌 일반 아동 4∼6학년을 대상으로 정서·행동에 미치는 임상효과를 검증하였다. 이외에도 자기개념과 대인관계를 주제로 한 연구가 많았으며 연구대상은 평균 6.3명의 소규모 연구가 대부분이었다(곽현정, 2017). 최근에는 학교현장에서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시행한 곽현정(2017), 안운경(2017), 박혜영(2020), Kwak, Ahn과 Lim(2020)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외의 연구결과로는 아이슬란드 초등학교에서 학습장애, 열악한 읽기 능력, 주의력 및 정서적 문제를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모래놀이를 실시한 결과 정서, 행동 및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와(Unnsteinsdóttir, 2012), PTSD와 급성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아동들과 정서적 고통을 겪는 아동, 청소년들의 행동 문제를 감소시키는데에도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였다(Von Gontard, 2010). 또한, Freedle, Altschul과 Freedle(2015)은 물질 사용 장애와 외상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모래놀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선행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치료적 접근 방법에 있어서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재프로그램이다. 특히, 언어적 제약이 있는 아동에게 적합하고 학교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모래놀이 집단상담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 대부분의 연구는 고학년 위주로 저학년의 연구가 매우 미비하다. 정서·행동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종합적, 예방적, 발달적 개입을 고려한다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연구가 선행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아동의 정서·행동 문제 양상은 매우 다양하여 모든 특성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불안·우울·공포 등과 같은 내재화 문제를 정서문제라 하고, 주의산만·과잉행동·공격성·충동성 등과 같은 외현화된 문제를 행동문제라 하기도 한다(Kauffman & Hallahan, 1981; 조붕한, 임경희, 2003에서 재인용). 이러한 정서·행동 문제는 학교생활에서 적응상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Achenbach(1991)는 아동의 적응상의 문제를 내재화 행동문제와 외현화 행동문제로 나누어 제시하였다(육근정 등, 2010). 아동들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 때 내재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경험한다(정연옥, 2010). 그러나, 정서문제를 경험하는 아동은 행동문제를 보이는 아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나 교사의 초점에서 밀려나기 쉬워(권향자, 조붕환, 2001), 정서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조붕환, 임경희, 2003). 또한, 초기 아동기 행동문제는 중기 아동기를 거치면서 또래로부터 거부를 당하거나 학업의 실패로 이어지고, 후기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이르러 비정상적인 또래 집단에 가입하게 되면서 비행으로 이어지게 된다(육근정 등, 2010; Patterson, DeBaryshe, Barbara & Ramsey, 1989). 즉 정서·행동 문제가 저연령에 나타날수록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조기에 발견하여 해결하지 않으면 청소년기 비행과 반사회적 행동으로 정신건강의 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 이처럼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서·행동 문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의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적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을 실시하고 정서·행동 문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을 통해 아동 개인의 치유적 경험과 함께 원만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정서문제 개선에 효과적일 것이다.
<연구문제 2>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행동문제를 감소시킬 것이다.
방 법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한 C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학교의 상담·담임교사와 회의를 실시하였고 이후 학교 관리자의 승인을 받았다. 대상자는 상담·담임교사의 추천을 받은 학생 중 정서적 불안정, 사회적 위축, 신체화 등 정서문제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동과 공격, 주위산만 등 행동 문제로 또래 관계와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들로 선별되었다. 모집 방법은 아동이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를 희망하고 동시에 학부모의 동의를 받은 아동으로 하였다. 소아정신과 병원치료 중에 있는 학생과 집단치료보다 개인치료가 더 적합한 학생은 연구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프로그램 중간에 탈락한 아동과 사전 검사 시 불성실하게 답변한 아동은 통계 분석에서 제외되어, 최종적으로 대상군은 19명으로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구분 | N(%) | 평균 | 표준 편차 | |
---|---|---|---|---|
성별 | 남 | 10(52.6) | 7.80 | .513 |
여 | 9(47.4) | 7.56 | ||
나이 | 7세이상∼8세미만 | 6(31.6) | 7.68 | .419 |
8세이상∼9세미만 | 13(68.4) |
집단상담은 학교의 인성재량 수업시간을 활용하여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12주간 동안 10회기의 모래놀이를 실시하였다. 치료시간은 회기 당 40분으로 주 1회 실시하였고, 프로그램 전과 후에 자기보고형 설문지를 실시하였다. 자기보고형 설문지는 저학년임을 감안(읽기능력, 이해능력, 집중력 부족 등)하여 모래놀이 상담사가 직접 읽어 주면서 설명해 주었다. 집단의 구성은 아래 그림 1과 같다.
연구 대상에 선정된 아동을 2개의 소그룹으로 나누고(12∼13명), 소그룹은 다시 4개의 그룹(한 모둠에 3∼4명)으로 나누어 총 8개 집단으로 구성하였다. 상담자는 총 5명으로, 임상경력 15년 이상이면서 모래놀이 교육 분석가인 주 상담사 1인과 모래놀이상담사 1급 자격을 소지한 보조 상담사 4인이 참여하였다. 주 상담사는 집단상담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였으며 집단원의 심리적 역동을 관찰하고 이끌어갔다. 보조 상담사는 자신이 맡은 집단의 모래상자 제작과정을 관찰 및 기록하였으며 모래상자에 대한 이야기 나눔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을 실시하고 정서·행동 문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표 2와 같이 단일집단 사전-사후검사로 설계하였다.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Boik & Goodwin(2000)의 “의사소통 모래상자” 를 기반으로 곽현정(2017)이 학교현장 특성에 맞춰 재구성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고 프로그램 내용은 표 3과 같다.
프로그램은 총 10회기로 초반부(1∼3회기), 중반부(4∼7회기), 후반부(8∼10회기)로 구성되었다. 초반부 1회기에서는 모래놀이를 통해 자유롭게 떠오르는 감정을 표현하며 내면의 여행을 시작하고, 2, 3회기에서는 모래를 만지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고, 자신의 겪었던 사건과 상황을 떠올려 그때 느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자신의 감정과 접촉 할 수 있도록 탐색하였다.
중반부 4, 5회기에서는 갈등과 투쟁의 주제로 자신의 내면의 갈등을 직접 대면하여 싸움으로 모래상자에 표현하도록 하였다. 저학년의 아동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부정적인 정서를 느껴보고 적군과 아군, 색깔이 다른 공룡, 왼편과 오른편, 동물의 싸움 등의 예를 들어 주며 설명하였다. 또한 싸우는 영웅을 상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6, 7회기에서는 가족, 친구, 학교에서의 관계를 살펴보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중반부에서는 아동들의 격렬한 감정이 대립과 투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하였고, 내면의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끌었다.
후반부 8, 9회기에서는 자기이해와 수용의 단계로 부정적·긍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자유롭게 상자에 표현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꾸민 작품들을 떠올리며 마음의 중심과 보물들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10회기에서는 미래의 나, 성장하고 성숙한 나의 모습을 표현하며 미래지향적이고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집단상담의 진행과정은 도입, 활동, 나눔 3단계로 구분하고 40분 동안 진행되었다. 도입단계에서 첫 회기는 모래놀이 소개와 활동방법을 설명하고, 중간 회기마다 규칙을 상기시켰다. 모래놀이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약 5분간 적용되며 눈을 감고 모래를 만지며 감정과 접촉하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 부분에서는 약 15분 동안에 소품장을 탐색하고 각 회기 별 주제에 맞는 모래상자를 꾸몄다. 상담자는 자신이 맡은 집단원의 활동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나눔부분 20분 동안은 각자가 꾸민 모래상자를 소개하고 서로의 상자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상호작용 활동을 하였다. 상담자는 아동의 상자 설명을 듣고 간단한 질문과 메모를 기록하고, 아동이 퇴장 후 사진촬영과 상담기록을 작성하며 마무리하였다(곽현정, 2017).
한국청소년자기행동평가척도(K-YSR).Achenbach(1991)가 개발하고 오경자, 하은혜, 이혜련, 홍강의(2001)가 번안하여 표준화한 K-YSR† 척도를 사용하였다. K-YSR는 크게 문제행동 증후군 척도와 사회능력 척도로 나누고, 상위 척도인 문제행동총점(내재화, 외현화, 사회적 미성숙, 사고문제, 주의집중문제, 기타문제), 내재화(불안/우울, 위축/우울, 신체증상), 외현화(규칙위반, 공격행동)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 119개 문항으로 3점 Likert 척도로 평가하고 점수가 낮을수록 정서·행동 문제가 적음을 의미한다. 문제행동증후군 척도에서 총 문제행동척도는 T점수 64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신뢰도는 오경자 등(2001)의 연구에서 Cronbach's α = .76 이었고, 본 연구에서 측정된 신뢰도 (Cronbach's α)는 .870이었다.
결 과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정서·행동문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대응표본 t 검증을 시행하였으며, 결과는 표 4와 같다.
K-YSR의 주 구성요인인 문제행동 총점, 내재화문제, 외현화문제의 대응 차이를 분석하였고, 분석결과 모래놀이 시행 후 Baseline에 비해서 문제행동 총점[t(18) = 2.259, p = .037], 내재화 문제[t(18) = 3.094, p = .006]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외현화 문제[t(18) = -.120, P = .906]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소척도 증후군 중 내재화 문제에 해당되는 신체증상[t(18) = 2.471, p = .024]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불안/우울[t(18) = .698, p = .494]과 위축/우울[t(18) = 2.101, p = .050]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위축/우울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미미한 수준의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기타문제에서 사고문제[t(18) = 2.217, p = .047]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실험집단 사전-사후의 효과크기를 알아보기 위하여 코헨의 d값(평균 차이를 공통의 표준 편차로 나눈 값)을 산출하였다. 결과는 표 5와 같다.
구분 | Cohen’s d | 비고 | |
---|---|---|---|
문제 행동 증후군 | 문제행동총점 | 0.335 | |
내재화 | 0.547 | ||
외현화 | -0.023 | ||
소척도 | 불안/우울 | 0.165 | 내재화 |
위축/우울 | 0.246 | ||
신체증상 | 0.621 | ||
사회적미성숙 | 0.249 | 기타 문제 | |
사고문제 | 0.375 | ||
주의집중 | 0.159 | ||
규칙위반 | -0.073 | 외현화 | |
공격행동 | -0.045 | ||
기타문제 | 0.181 |
분석결과 문제행동 증후군 척도에서 전반적인 문제행동 총점(d=0.335)은 작은 크기의 효과를 보였고, 내재화(d=0.547)는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다. 반면, 외현화(d=-0.023)는 매우 작은 효과 크기를 보였다. 소척도 증후군 중 내재화 문제에 해당 되는 신체증상(d=0.621)은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으며, 위축/우울(d=0.246)과 불안/우울(d=0.165)은 작은 크기의 효과를 보였다. 또한, 기타문제에서 사고문제(d=0.375), 사회적 미성숙(d=0.249)에서도 작은 크기의 효과를 보였다.
논 의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을 실시하고 정서·행동 문제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정서문제를 개선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1이 부분 지지되었다. 모래놀이 실시 후 아동은 내재화 문제[t(18) = 3.094, p = .006]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중간 크기(d=0.547)의 효과를 보였다. 내재화 문제 중 신체증상[t(18) = 2.471, p = .024]이 유의한 차이와 중간 크기(d=0.621)의 효과를 보인 점이 주목된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학교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모래놀이를 실시한 후 정서적 문제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문제를 개선시킨다는 안운경(2017)의 연구와 일치하였다. 신체화는 부정적 정서에 대한 대처전략으로 정서표현을 억압하는데 사춘기 이전의 아동부터 정서적인 고통을 신체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신체화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경향이 있다(박경민, 양윤경, 장순양, 2010). 모래놀이 만의 치료기법인 자유롭고 보호된 공간에서 억압되었던 내면의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아동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재화 문제에서 불안/우울[t(18) = .698, p = .494]과 위축/우울[t(18) = 2.101, p = .050]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정서장애를 가진 4-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우울, 불안이 감소되었다는 전재륵(2012)의 연구와 일반아동 4-6학년을 대상으로 긴장불안이 감소하였다는 곽현정(2017)의 연구와는 다른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 불안/우울과 위축/우울의 차이가 나지 않은 이유는 저학년인 2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고, 성별에 따른 내재화 문제행동 발달경로의 인구통계학적 특징과 부모의 통제적 양육 등 예측변인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정승아와 이수진(2016)의 연구에서는 성별에 따라 내재화 문제행동의 발달양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고 하였는데, 예를 들면 여아의 경우 10세까지는 내재화 문제행동이 증가하다가 그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남아의 경우에는 10세 이후에는 감소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수진(2014)은 초등학생 내재화 문제행동의 적절한 개입을 위해서는 남아에서는 양육보다는 기질이, 여아에서는 기질과 더불어 양육이 영향을 미침으로 예측변인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본 연구에서는 내재화 문제에서 불안/우울, 위축/우울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신체증상에서 유의한 차이와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고, 전체 내재화 문제행동이 유의한 차이와 중간 크기의 효과를 보였으므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정서문제에서 신체증상을 개선시키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2가 부분 지지되었다. 모래놀이 실시 후 아동은 문제행동총점[t(18) = 2.259, p = .03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지만 작은 크기(d=0.335)의 효과를 보여 전반적으로 문제행동이 감소하였다고 볼 수 없다. 모래놀이 실시 후에 문제행동이 감소하였다는 선행연구(곽현정, 2017; 김진아, 김현주, 2018; 안운경, 2017; 양예슬, 2014; 이여름, 2016; 이효선, 2010; 전재륵, 2012)들의 연구결과를 지지하지만 효과 크기가 제시되지 않아서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문제행동 총점이 감소하게 된 것은 내재화 문제의 신체증상 개선과 기타 문제행동으로 보는 사고문제[t(18) = 2.217, p = .047]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고문제의 감소는 선행연구(양예슬, 2014; 이여름, 2016)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모래상자를 꾸미고 또래들과 함께 긍정적인 상호작용 활동을 한 것과 의식적, 무의식적 표현된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규칙위반, 공격행동의 외현화 문제행동과 주의 집중문제, 사회적 미성숙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대상군의 성별 차이, 외현화 문제의 발달궤적 개인차, 부모의 환경 등 외재적 변인들의 충분한 고려와 영향력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천안시 소재한 일부 초등학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일반화에 다소 무리가 있다. 둘째, 대조군 없이 실험집단만으로 사전-사후 진행되었다. 셋째, 측정도구로 청소년자기보고형척도(K-YSR)만 사용하였다. CBCL6-18(부모보고형)과 TRF(교사보고형) 등을 함께 사용한다면 평가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다. 넷째, 저학년의 언어이해 한계로 자기보고형 설문지 문항을 상담자가 읽어주며 설명했기 때문에, 상담자의 주관성이 가미 될 수 있다. 다섯째, 프로그램 효과검증을 위해 수집된 데이터는 양적으로만 분석했다. 질적으로 개개인의 회기별 주제 분석과 행동 변화 등의 특성을 평가하여 다양한 효과검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프로그램 효과를 검증한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연구결과에서 효과크기를 제시함으로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 주었다. 선행연구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효과크기가 제시되고 있지 않아 연구결과를 비교할 수 없었다. 이는 모래놀이 집단상담이 활발하게 연구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수량적으로 비교하고 통합하는 메타분석을 시행할 때 유용할 것이라 여겨진다. 끝으로 학교현장에서는 정서·행동문제 아동들로 인하여 상담·담임교사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데,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을 통해 업무 소진 감소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점을 시사한다. 교육부에서는 정서·행동 문제 예방 및 악화 방지에 목적을 두고 매년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1, 4학년이 시행되며, 학교 내 학생정서·행동발달지원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상담(교)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는 정서·행동 문제를 가진 모든 아동들을 지속적으로 1:1 상담 및 관리하기엔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교모래놀이 집단상담은 학교상담자들이 아동들의 발달적 수준과 특성에 맞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